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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곰 Jan 13. 2022

2022年 月刊 꿀곰 1月

이렇게 쓰면 좀 그럴듯해 보이나?

1월의 소비 : PT 40회, LG UHD TV 43UP8300ENA, 스타일러 오브제 컬렉션 S5RFO
(덕분에 심각하게 파산했다...)

1월의 음악 : Out of time - Weeknd

1월의 영화 : 드라이브 마이 카

너무나 가고 싶은 일본 여행 대신 일본 영화로 대리 만족. 사실 봉준호 감독이 극찬해서 봤다. 나오는 배우들이 다 너무 반짝반짝 빛나서 배우들의 연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조연으로 나온 박유림 배우는 정말 눈부셨다. 왠지 언젠가 봉준호 영화에서 보게 될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보고 싶은 배우.

*스포주의*

*스포주의*

*스포주의*


영화의 좋았던 점, 생각해볼만 점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특히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관계에 문제가 전혀 없는데도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는 여자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그런 사실을 모두 알면서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외면하면서도 그것으로 고통받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란, 관계란 얼마나 어지럽고 불투명한 것인지, 답보다는 질문이 더 쌓이기도 했다.


기록

바쁘다는 핑계로 10, 11, 12월 월기를 건너뛰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랬더니 기억이 삭제됐다.

10월엔 강연을 다녔고 11월엔 야구에 몰입했고 12월엔 M에 몰입했다.

뭐 그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사실 이 기록이란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보다는 내 자신의 기억을 위한 기록물 성격인데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으니 쓰고 싶은 말 전부를 쓰기는 또 어렵다. 그렇다고 혼자만의 메모장에 쓰자면 그건 왠지 또 김이 샌다고 해야할까. 정말 따로 기억하고 싶은건 따로 써두고 있긴 하지만..

아무튼 나 자신에게 가령 '2017년 여름에 뭘 했어?'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을 한두번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도 아니고 한번뿐인 내 삶인데 이렇게 대충 잊어버리며 지나가도 되나 싶을 지경이다. 그러니... 남은 생이라도 조금은 더 기록하는 데에 부지런해지기를.


여행

2013년 이후 매년 한번씩에는 해외에 갔다. 특히 일본은 매년 갔다. 못 간지 이제 만 2년인데 월급쟁이는 자가격리 10일 때문에 갈 수가 없다. 여행 다니는 게 삶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지만 새삼 더 뼈저리게 느낀다. 다가오는 설 연휴에 9일 휴가를 쓸 생각이다. 해외여행하기 딱 좋은 휴가 기간이지만 그럴 수 없으니 너무 아쉬워. 혼자서 제주도라도 가볼까 싶은 생각인데, 내 차를 끌고 목포나 부산까지 전국여행 하듯 들르고 들러 배 타고 제주도 가서 내 차로 제주도 다니기. 그럴듯한데 혼자 여행하는 비용의 부담스러움과 혼자라서 찾아올지 모를 외로움에도 불구하고 갈 것인지는 고민스럽다. 그렇다고 9일 내내 집에만 있기는 또 아쉬울텐데..


38-40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구에서 유일한 한국식 나이는 언제 사라질까? 정부와 국회에서는 뭐 대단한 일 하려고 하지 말고 이런 것부터 과감하게 법 개정을 좀 하면 좋잖아. 실제 나이와 한국 나이의 2살 괴리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과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과 더불어 실제보다 2살 빨리 늙는 정신적인 노화감까지. 나는 38살인데 한국식 나이로는 이제 마흔이다. 그럼 나는 이제 40대인가? 나는 40년을 산 적이 없는데요. 물리적인 나이에 둔감하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이번에는 꽤나 께름직했다. 어쨌든 엄청나게 나이 들어버린 것은 사실인데 현재의 내가 어렸을 때 바라던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지금의 내가 나의 모습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가를 따진다면 절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음. 우울하군.


건강

운동에 지나치게 과몰입하는 사람들 또는 자신의 운동하는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에 전시하는 사람들을 아니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유행했던 바디프로필도 그렇고 뭔가 다 과시욕의 일환이라고 생각되었던 것. 아. 그런데 이제 살기 위해서 내가 운동을 해야하다니. 의사의 경고를 받았고 진짜 운동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강력한 영업을 받고 거금을 투자해 PT까지 끊었고 내일 시작이다. 반년 뒤에 달라질 수 있을까? 건강도 개선하고 20대때의 체중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왕하는거 일본 영화에 나오는 미중년처럼 외모도 개선이 되면 좋겠다. 30대 대부분을 못 생기게 살았으니 더 나이 들기 전에 다시 좀 멋져질 필요가. 제대로 된 연애를 하려면 더더욱 그러하고. 아 이렇게 써놓고 보니 또 동기부여가 확 되잖아.


감정

요즘 우울감이 많고 감정기복이 심하다. 이런 상태가 오래 가거나 깊게 가는 타입은 아닌데.. 연애도 커리어도 경제 상황도 큰 희망도 기대도 없이 지금의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처럼 보여서 모든게 지루하고 권태롭고 의욕도 없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 아직 인생의 마지막 Big Shot이 한번은 올 수 있잖아. 여태까지의 경험과 시행착오와 기다림을 모두 갈고 닦아 진심을 다할테니 이제 그만 나타나주세요. 하지만 도대체 어디서 만날 수 있지? 온라인 셀프 소개팅이라도 해야하나 싶어.


게임

연말 할인하는 게임을 잔뜩 샀다. 스팀 PC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까지 잔뜩 샀는데.. 사놓고 실행조차 안 해본 게임이 더 많고 심지어 <젤다의 전설>도 딱 한번만 플레이. 게임 불감증은 아닌 것 같고 이런 현상은 사실 몇 년 정도 만성적이긴한데 요즘 더 심해진 느낌이다. 스스로 원인 진단을 해보면 현생이 만족스럽지 않은데 게임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몰입할 마음이 들지 않는 그런 상태인 것 같다. 즉 현생이 행복하고 불만이 없어야 게임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음.



정말 힘 잔뜩 뺀 근황 기록이로군. 다가올 봄에는 좀 신나는 일들이 일어나면 좋겠다. 이대로는 너무 지루하고 막막해서 정말 사는 재미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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