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저녁
무엇이든 써보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 있었다.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서,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점점 좋은 글은커녕 글 배설도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어떨 때는 귀찮아서(대부분일지도), 어떨 때는 바빠서, 어떨 때는 다른 것들 하느라고 조금이라도 써볼 생각을 안 했다.
이왕 글을 써본다면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닌데 좀 근사하게 써봐야지 않을까. 일기나 쓰기엔 너무 창피한 일 아닌가. 이왕이면 어디 유명한 웹소설 사이트에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은 길어졌지만 털어냈다.
그냥 예전처럼 생각날 때 담담하게 끄적거리기로.
이유는..... 그냥 그러고 싶어서. 달리 쓸 이유가 많은 것 같았는데, 돌이켜보니 하나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이었다.
다만 비공개로 써도 되는 것을 공개로 쓰는 것은 이유가 있었는데, 비공개로 쓰면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였다. 우연히 온라인을 지나쳐갈 한두 명은 볼 수 있게 브런치에 써두고 싶어졌다. 왜 그러고 싶었을까? 관종끼가 있어서라기엔 미미하고, 취미로 시작했는데 가끔 누군가 손님이 와줘서 먹는 걸 보는 것도 좋겠다는 기분으로 골목 구석에 식당을 차린 기분이랄까.
아니다. 아주 우연히 지나갈 혜성 같은 손님을 기다리는 우주 공간 속 어느 별 수준이 더 적당하겠다. 식당은 어쩐지 하루에 한 명 이상 올 것 같으니까. 그럴 리가 없지.
아무튼 마음만은 식당 하나 차린 기분으로 써보기로 결심. 차림표도 없고 청소도 안 하고 주방에 불조차 언제 켤지 모르지만, 어쨌든 식당을 차린 기분으로 써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