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의 단기 투자라면 괜찮을지도..
모 방송국에서 보내준 출연 질의서에 "중국에 투자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답은 '단기 투자'는 괜찮은 것 같다였습니다. 저는 중국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혐오감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재산권에 대한 권력자의 침해 때문입니다. 한 때 중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가였던 마윈회장은 2020년 모 컨퍼런스에서 바른 말 한번 했다가 지금 일본에서 망명자처럼 지내는 중입니다("'실종설' 마윈, 일본에 있었다…中 탄압 피해 가족과 체류"). 물론 그가 가지고 있던 사업체(앤트그룹 등)에 대한 지분도 사실상 강탈 당한 상태이구요. 따라서 이런 나라에 대한 장기투자는 절대 금물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단기 투자(1년 미만)라면 한번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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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역사상 최저 밸류에이션 레벨이라는 게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중국의 PBR(주가/주당순자산가치 배율) 흐름을 보여주는데, 2003년 이후 가장 저평가 된 레벨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03년 전후해 중국 정책당국은 부실한 은행들에게 외환보유고를 이용해 증자를 해주었는데, 이후 은행 부실화에 대한 공포가 진정된 바 있습니다(아래 첨부 자료의 6~7페이지).
이후 중국경제는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으며, 특히 외국인 및 개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이뤄지면서 PBR 4배를 넘어서는 역사적인 '거품'을 형성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당장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2003년 금융 구조조정 당시만큼 내려갔으니.. 한번 고민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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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코로나 쓰나미 속에 중국 소비가 완전히 망가진 것도 주목할 포인트라 봅니다. 중국은 "경제발전 할 테니, 민주주의 필요 없어!"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나라라 볼 수 있는데.. 경제발전이 없으면 백지시위 같은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져, 공산당의 권력 독점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China Protesters are Using White Paper to Resist Xi’s Covid Zero" 참조).
물론 공산당 망하고 민주국가가 설립되면 좋겠습니다만, 1989년 천안문 시위 이후 반체체/반공산당 인사들을 죄다 때려 잡고 해외 추방해버린 상태라.. 공산당 독재가 무너진 다음의 대안이 없습니다. 90년대 러시아처럼 올가가르히들이 국유기업 나눠 먹고 푸틴 같은 새로운 독재자가 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 국민들 입장에서도 끓어오르는 울분을 공산당 타도로 돌리기는 쉽지 않죠.
결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국민들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 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중단되는 시점(2023년 1분기?)을 전후해 대대적인 공공프로젝트 착공 및 금리인하에 나서면, 경기가 'V자' 패턴으로 회복될 여지가 없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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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포인트는 달러약세 가능성입니다.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등으로 달러강세에 대한 기대가 서서히 약화되고 있죠. 그리고 달러가 약세롤 돌아설 때, 중국 등 신흥시장(EM) 주식이 강세를 보였던 과거 경험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물론 달러가 강세 전환하면 이 기대는 물 건너가겠습니다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2023년 초에는 종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참고), 2023년 신흥시장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 봅니다. 그리고 신흥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증시도 수급 면에서는 개선 가능성이 높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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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1. 중국은 재산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장기투자할 만한 나라가 아니다
2. 대신 밸류에이션 매력 높고 경기부양정책 시행 가능성이 높다
3. 달러강세 진정될 때 신흥시장 돈 들어올 가능성도 높으니, 단기 투자는 해볼만 하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