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춘욱 Jan 24. 2023

경기의 바닥은 언제?

선행지수의 바닥은 2023년 상반기?


경기가 가파르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수출이 계속 마이너스 찍고, 미국 소매판매는 2달 연속 전월대비 -1% 이상 줄었으니 말입니다. 경제예측기관마다 2023년 전망을 하향하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경기의 바닥이 아주 먼 곳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왜 그런가?


***


첫 번째로 볼 지표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입니다. 파란선은 한국, 붉은선은 G20국가의 경기선행지수인데.. 한 눈에 보더라도 2001년 '9.11'테러 레벨에 근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G20은 이미 2001년 수준 밑이고, 한국은 살짝 웃도는 수준? 

아무튼, 경기선행지수만 보면 매우 낮은 레벨이며 실제로 전월대비 변화율(MoM)은 조금씩 안정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2021년 6월부터 줄곧 하락 중인데.. 2022년 5월부터 조금씩 전월대비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곧 플러스 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몇 달 더 감소세가 진행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2023년 상반기 중에는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높다 봅니다. 



***


OECD 뿐만 아니라 통계청이 작성한 경기선행지수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2022년 11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포인트를 기록해, 역사적인 바닥 레벨에 근접했습니다. 

물론 바닥 레벨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승만 남은 것은 아닙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경기회복이 중단되며 다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금 예측하기는 불가능합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사건을 미리 알아차리고 대비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


경기선행지수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참가자 행동에서 '경기바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용스프레드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신용 스프레드란, 지표 채권(통상 국채나 통안채) 대비 얼마나 더 많은 금리를 쳐줘야 발행이 가능한지 측정한 것입니다. 스프레드가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경기하강의 신호이자 요인이 됩니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만 채권 발행이 가능하니, 기업이나 가계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생한 부동산 가격의 급락사태가 신용 스프레드의 확대에서 비롯된 면이 많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2022년 11월 초를 고비로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습니다. 채권시장 안정기금이 적극적으로 회사채나 기업어음(CP)를 사들인 것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미국 회사채 가산금리가 축소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는 짧은 시간에 거의 1.5% 포인트나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죠.



<그림> 미국 BB등급 회사채 가산금리 변화


***


물론 경기선행지수의 바닥과 경기의 바닥을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경기 바닥은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6~12개월 뒤에 출현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023년 중에 경기 바닥친다고 단언할 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경기선행지수의 바닥이 멀지 않았으니, 체감경기도 2023년 말을 전후해서는 개선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작가의 이전글 한국증시 얼마나 싼가? - 2023년 1월 말 기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