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전망 밝아졌지만, 미국 시장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지난 8월 6일, 미국 노동부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은 『월간 고용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예상보다 우호적인 보고서 내용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했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30%까지 상승했습니다. 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기에 주가가 급등했는지, 더 나아가 고용보고서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7월 실업률 5.4%,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94.3만 명 �
미국의 고용보고서에서 가장 주목 받는 통계는 실업률과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 수입니다. 아래의 <표 1>의 붉은 박스 부분에 표시된 실업률은 구직 의사를 가진 사람대비 실직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7월 실업률이 전월에 비해 0.5%포인트나 하락한 5.4%를 기록했으니, 미국 가계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표 1>은 가계의 취업 상황(Household Data)을 나타내는 데, 미국 내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매월 조사됩니다.
<표 2>는 기업의 고용 상황(Establishment Data)을 나타내며, 미국 내 표본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됩니다. 여기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통계는 붉은 박스로 표시된 비농업 부문 신규취업자 발생 현황인데, 지난 달에 비해 94.3만 명이 새로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부 부문에서 24.0만 명 민간부문에서 65.9만 명이 새로 고용되었습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레저 및 호텔산업(+38.0만 명) 및 교육 및 헬스케어 서비스업(+8.7만 명)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반면, 그간 대대적인 고용증가를 기록하던 소매업에서는 아주 소규모(-0.55만 명)이지만 취업자가 줄어들었습니다.
<표 1> 가계 취업 통계
<표 2> 기업 고용 통계
미국 고용여건이 개선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이상과 같은 7월 미국 고용지표의 개선은 한국 경제 입장에서도 큰 호재입니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소비자들의 심리와 고용여건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재난지원금' 같은 일시적인 소득의 증가에 바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달 혹은 다음 분기에 소득이 사라질 것임을 알기 때문이죠. 따라서 고용이 회복되고 임금이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소득 전망'의 개선이 나타나야 소비로 연결됩니다. 물론 주식에 투자해 큰 성과를 거둔 이는 소비를 늘렸을 것 같습니다만, 이게 사회 전체의 소비 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서, 파란선으로 표시된 미시간 대학교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아직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등 여러 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데다, 2020년 실직을 경험한 가계가 많았기 때문이죠. 따라서 2021년 7월 미국 신규 취업자 수의 증가는 미국 소비가 지속적인 회복을 보일 가능성을 높여주었다고 볼 수 있죠. 9월을 고비로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사라지는 것을 감안할 때, 민간 부문 고용 회복은 어둠 속에 내려온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1> 취업자 변화와 소비심리지수의 관계
곧 마주할지도 모르는 뉴스 헤드라인 "연준 금리인상 압력 커졌다"
미국 노동시장이 회복에 마냥 웃을 수 없는게, 미국 '국채금리 상승' 위험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잠깐 지적한 바와 같이 미 연준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합니다.
그런데 지금껏 인플레 압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또 양적완화 등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한 이유는 결국 '고용부진'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고용이 정상 수준으로 복귀된다면?
아래의 <그림 2>는 미국의 정책금리와 실업률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실업률이 5%선을 밑돌고 3%에 근접할 때마다 정책금리가 인상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으로, 당시 인플레 압력이 그다지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의 하락에 대응해 정책금리의 인상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7월에 이어, 8월 고용보고서에서도 실업률의 급격한 하락이 확인된다면 미 연준의 태도도 바뀔 수 있습니다. 9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상되지는 않겠지만, 회의 구성원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림 2> 미국 정책금리와 실업률의 관계
⭐ 핵심 요약 ⭐
8월 6일 발표된 『2021년 7월 고용보고서』은 크게 보아 다음의 네 가지 포인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가 민간부문(레저 및 호텔산업, 교육 및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남.
실업률도 전월에 비해 0.5%포인트 떨어진 5.4%를 기록.
미국 고용회복은 소비심리의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도 큰 호재로 볼 수 있음.
다만 실업률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9월 FOMC에서의 미 연준 통화정책 태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시장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