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폭락 3대 시나리오

세상 어디에도 무결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by 홍어른

오늘로써 세계여행 400일째다. 원래 계획이라면 오늘 한국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11월 30일에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 가족의 미래 50년 계획'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콤한 떡볶이도 그립고 기분도 뒤숭숭해서 남편의 일기장을 들춰보았다. 뜬금없이 '테슬라 주식폭락 3대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좋은 회사니까 평생 모아 가자고 할 때는 언제고 폭락이 올 거라 생각하면서 장기투자는 왜 하는지?? 대체 무슨 생각이야???

하지만, 읽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주가가 올라도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테슬라 평생 투자자다. 지난주에 5주를 더 사서 2,388주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투자의 혜안을 찾는 것'이지만 보고 느낀 경험을 투자의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남편을 볼 때면, 존경보다는 '돌+아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아래의 글은 남편의 일기를 편집했다. 미래를 곧잘 맞춰서 '조스트라다무스'라 부르는데, 이번만은 모두 틀리길 바란다.








1. 일론머스크의 갑작스러운 죽음

작년 10월, 미국 달라스의 J.F 케네디 대통령 암살을 추모하는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의 위치는 다름 아닌 저격수가 총구를 겨누던 건물의 6층이다. 건물 옆 차도 한가운데는 총알이 명중한 두 지점에 X표시가 되어 있다. 관광객들이 차량이 없는 틈을 타 X표시 위에 서서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저격수가 서있던 곳에서 X표시를 쳐다보다 문득 생각 하나가 스친다.


'일론도 적이 많은데...'

박물관에는 총격이 있던 순간을 0.1초 단위로 나누어 사진으로 기록해 두었다. 미국 역사 상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로 기억되는 장면의 찰나를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남겨뒀다. 삶과 죽음은 찰나에 일어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찰나를 알지 못한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는 저항이 따른다. 부디 품격 있는 저항만이 존재하기를 바란다.


일주일 7일, 120시간, 365일 내내 일만 생각하는 일론머스크도 철인은 아니다. 나이도 50을 넘겼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그의 곁을 지키겠지만, 모든 질병을 막을 순 없다. 불의의 사고 역시 일론머스크라고 예외일 수 없다. 길거리 기습인터뷰에도 친절하게 응하는 그의 곁에 경호원이 없다.

만약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면, 주가는 최소 30% 최대 70%까지 폭락할 것이다. 일시적인 폭락이라 단정할 수 없다. 아직 정해진 후계자도 없으며,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꿀지도 미지수다.


일론머스크의 영향력은 과도하며, 대체 불가다. 수많은 주식분석가들은 돌출행동과 발언으로 주가를 떨어트리는 그를 기업의 큰 리스크로 보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일론머스크'라는 이름이 테슬라 주가에 여전히 크게 반영되어 있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성장을 시작한 시기에 지병 아닌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면, 지금의 애플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믿을 건 하나뿐이다.

지구의 모든 에너지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일론 머스크를 보호해 주기를....




2. 저가형 전기차 모델 2의 독식

2023년 1월 초, 스산한 겨울비가 내리는 런던의 이른 아침, 정우가 배고프다며 떼를 부린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치트키는 역시 맥도널드다. 빗 속을 뚫고 15분을 걸어 맥도널드에 왔다. 런던의 어두컴컴한 아침은 쌀쌀한 겨울비까지 더해져 진한 스산함과 우울함을 안긴다.

카운터 직원들 모두 인도와 파키스탄 사람들이다. 25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런던을 체감한다.

오전 7시가 막 지난 이른 시간이기에, 주문가능한 메뉴는 맥모닝 세트뿐이다. 일반 버거는 오전 10시 이후에나 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맥모닝은 오전 10시 이후에는 살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 버거 세트가 더 비싸고, 돈을 더 많이 벌어다 준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아!! 어떡하지?!! 모델 2가 맥모닝이다!!"

갑자기 테슬라가 2년 후에 내놓을 소형 저가 모델이 생각났다.

(맥도널드에서 전기차를 생각하는 이 남자 과연 정상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한 타파스 바에서 문어 다리를 뜯으며 이정이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오빠, 나 기다렸다가 모델 2 나오면 그거 살래. 가격도 싸고, 크기도 내가 타기 적당한 거 같아."

"모델 Y 산다며?"

"아니, 모델 2면 충분할 것 같아."

출처 : 맥도널드 공식 홈페이지


우리 부부가 정답인 경우가 많다.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 = 보통사람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모델 3과 모델 Y가 세상에 나오면서, 고급 기종인 모델 S, 모델 X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 모델 2의 등장은 더 큰 수익을 주는 모델 3과 모델 Y의 판매량을 잡아먹을 수 있다. 물론 모델 2가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체 이익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저가 기종으로의 쏠림현상이 일어날 경우,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중식의 대가 중 한 명인 이연복 셰프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가 운영하는 <목란>이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한 때 방문객 모두 짜장면과 탕수육만 주문하기에, 매장 수익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부부는 외식에 오래 몸 담았기에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모델 2가 자칫하면 짜장면이 될 수 있다. 주가는 최소 20% 이상 폭락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져 수년의 정체기를 맞이한다는 거다.


누군가는 자율주행(FSD)의 소프트웨어, 에너지사업, 충전사업, 로봇사업 등이 자동차 판매보다 더 큰 수익을 가져다줄 거라 이야기한다. 나 역시 미래사업의 잠재력을 믿는다. 하지만 특정상품의 편중현상은 브랜드의 매력도를 낮추고, 신상품 개발욕구 저하 등 잠재위험을 키운다.




3. 단 한 번의 자율주행(Full Self Driving) 시스템 오류

유럽의 오래된 도시를 걷는다. 파리, 바르셀로나, 아테네, 코펜하겐, 로마 할 것 없이 길가에 주차된 차들이 즐비하다. 불법여부는 모르지만, 다른 대륙과 마찬가지로 선팅 된 차를 거의 볼 수 없다. 그래서 차 실내를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엉망진창 더러운 실내부터 결벽증 수준의 깨끗한 실내까지 천태만상이다. 제일 먼저 자동기어인지 수동 기어인지 확인한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수동 기어 레버가 여전히 절반 이상이다.


10년 전 스페인, 터키 출장을 왔을 때보다는 자동 기어가 많이 보인다. 그 당시는 10대 중 8대가 수동 기어였다. 역사는 늘 진화와 쇠퇴를 거듭한다. 더 편한 것이 덜 편한 것을 대체하고, 더 안전한 것이 덜 안전한 것을 대체하며 역사는 흘러왔다. 장작불에서 가스레인지, 그리고 이제는 전기 인덕션으로 요리를 한다. 이정이가 숙소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보는 세탁기와 의류 건조기도 마찬가지다. 할머니가 쓰시던 빨래 방망이 대신 손가락으로 세탁기 레버를 돌리고 버튼을 누른다.

'운전'도 미래의 어느 순간 장작불과 빨래 방망이가 되어있을 것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세상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손과 발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대신 운전해 주며, 우리는 그저 시동 버튼만 누르면 된다. 미국 뉴올리언스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고개를 숙이고 가는 옆 차선 운전자를 봤다.

"이정아, 옆 차 봐봐! 옆에 저 남자 봐봐!"

"우와, 대박이다 진짜. 저 남자 미친 거 아니야? 난 무서워서 저렇게 운전 못할 것 같아."

그 남자는 10분 동안 고개를 두 번 드는 것 외에 두 손으로 핸들대신 핸드폰을 잡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저러다 시스템이 오류 나면 큰일 날 텐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30년간 자율주행의 시스템 오류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다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면 솔직히 못 걸겠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최고의 빅테크 회사들도 오류가 발생한다. 몇 시간 안에 정상으로 복구되긴 하지만, 주행 중인 자동차 운전석에서 마주할 시스템 오류와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받는 오류 메시지는 차원이 다르다. 테슬라 수 천만대가 세상에 돌아다닐 어느 날, 오류로 인한 1분의 정지만으로도 세상은 혼돈에 빠질 것이며, 자율주행으로 돈을 버는 테슬라 주가는 폭락할 것이다.








테슬라 장기투자자가 왜 이렇게 테까들(테슬라를 까는 사람들)처럼 저주 섞인 시나리오를 생각하는지 선뜻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400일 간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배운 최고의 깨달음은 '균형'이다. 7,000년을 버텨온 피라미드와 600년 역사의 피렌체 두오모 성당 모두 균형의 미학이다. 홍해의 하얗게 변해버린 산호들은 균형의 상실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균형 잡힌 생각과 지식이 지혜로운 투자를 이끈다. 믿고 싶은 것의 반대편을 바라봐야 한다. 때론 속이 뒤집어지고 불편하지만,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추를 평행으로 맞추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만든 유튜브의 확증편향된 알고리즘도 부수고 나와야 한다. 최근 '배터리 아저씨'로 유명한 박순혁 작가의 '테슬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영상을 봤다. 테슬라 투자자라면 환영하고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 신중해진다. 신중함은 균형으로 가는 길이다. 궁극적으로 섣부른 올인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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