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이야기)
“You should bring all of the cost until tomorrow morning. Do you understand?”
영업 업무를 지원해 주는 다른 부서의 독일인 직원이 다짜고짜 뜬금없는 명령 질이다. 분명 주재원으로 오면 팀장 급으로 대우를 해 준다고 들었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리고 비용을 뽑아 오라고?
전 팀에서는 자동차 부품 설계 업무를 했었고, 이곳에서는 M사의 설계 변경 관리 업무라는 이야기만 듣고 주재원 파견을 왔다. 그런데 갑자기 설계 변경에 따른 견적까지 뽑아 오란다. 그것도 내일 아침까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일이기에 도움을 구하고자 여기저기 연락을 해 보았지만, 진짜로 모르는
건지 아니면 발을 들이고 싶지 않은 거였는지 다들 모른다는 답변뿐이다.
혼자서 끙끙대며 대학교 시험전날 벼락치기를 할 때 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밤샘을 하며 제출을 하고 고객에게 퇴짜를 받고를 반복하며 꼬박 두 달을 보내고 나니 전임자분이 처리를 하지 못한 건들이 얼추 마무리가 되었다.
“This whisky is for you, Frost” 내가 뽑아준 비용을 들고 가서 설명을 하고 퇴짜를 받아와서 고객인 마냥 핀잔을 주던 독일인 직원이 어느 날 밤 영상통화를 걸어오더니 혼자 위스키를 마시며 느끼하게 저 멘트를 날린다. 정말 얄밉다. ‘내가 너 반드시 내보낸다’ 라며 속으로 다짐을 했는데, 2주 뒤에 다른 회사를 간다며 이직을 해 버린다. 복수도 못 했는데 쩝…
그렇게 영업 업무를 지원해 주던 직원이 나가고, 우리 자체의 영업 직원이 들어오기까지 1년간 그 사람의 일까지 직접 하게 되었다. 그때는 얄미웠지만 머리 하나라도 더 있는 게 어떻게든 낫다는 거를 깊이 깨달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