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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디 Dec 19. 2024

크리스마스 책갈피 골라골라

돌팔이 디자이너 따라 5분 완성

돌팔이
1. 제대로 된 자격이나 실력이 없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2. 떠돌아다니며 점을 치거나 기술 또는 물건 따위를 파는 사람.

돌팔이선생은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엉터리 선생, 돌팔이의원은 일정한 거처가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변변하지 못한 의술로 병을 고치는 의원.
<출처:다음 한국어사전>


나는 돌팔이 디자이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으로 스무 해 넘게 밥벌이를 했지만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다. 아, 2종보통운전면허 있구나. 패션회사를 퇴사하고 전공과는 다른 세상을 기웃거리고 있다. 글을 읽고 쓴다고 브런치를 떠돌아다니고, 수채화를 그리고 변변치 않게 만든 기록들로 인스타에 얼굴을 드밀었다.


돌팔이 선생의 옷까지 걸쳐 입었네. 올여름부터 시작한 수채화디자인 원데이클래스가 벌써 세 번째 시즌이다. 이번주부터 크리스마스 수업을 시작했다. 일정한 거처 없이 짐을 끌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돌팔이일상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불러주시는 학교로 달려가기도 하고, 작은 공간을 대관하기도 하고, 단골 카페 오픈시간에 로얄석을 맡기도 한다. 이리저리 떠돌다 훗날 홍디 느낌 담뿍 담긴 작업공방을 장만할 날이 오려나. 찾아오는 참새들께 방앗간 문을 한껏 열어줄 준비는 이미 아임레디오버다.


Design by @HONG.D


내 손으로 만드는 크리스마스 책갈피


크리스마스책갈피 메뉴. 골라 골라. 별 것 아닌 걸로 별 것인 양 내보이는 메뉴판 보고 골라보시라.

골라 골라를 외쳤지만 돌팔이 디자이너는 물건 따위를 팔지는 않는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을 내어드린다. 클래스 고객분들께 매번 새로운 디자인의 네임카드와 책갈피를 선물해 드리고 있다. 이번에는 무엇을 선물할까 이것저것 만들어보다가 재수강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크리스마스 수업에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에 하나씩 만들어 보세요홍홍.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 마음에 드는 책갈피 디자인을 고르고, 준비해 드린 재료로 홍디 따라 하면 5분 완성. 디자인이 별 거냐.


가려운 곳을 세심하게 살피고
알맞은 세기와 시간으로
긁어주는 것

우아, 크리스마스 책갈피 예쁘다.
해보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반짝이는 재료도 없다.

이런 별 것 아닌 고객의 마음들을 살펴본다. 불편함을 이겨내도록 돕고, 적당한 난이도로 감각적인 경험을 디자인한다. 팔리는 것은 인쇄한 듯 완벽하게 만들어진 책갈피겠지만, 끌리는 것은 고객님들 손으로 완성하신 하나뿐인 디자인이다. 등이 굽도록 손이 빛난다.


내손으로 만드는 크리스마스 클래스 @HONG.D  




돌팔이 디자이너의 5분 완성 과정


무자격 꼼꼼 홍디 따라 크리스마스 책갈피 만들기 도전하실 분 글 따라 오시라. 사진은 반응이 좋았던 <해피데이트리 세로 책갈피> 디자인으로 골라 보여드린다. 

홍디의 크리스마스 재료 정보(이전 연재글에 소개했던 재료 재활용)
-종이 : 다이소 캘리그래피 종이 추천(홍디는 일러스트페어에서 사재기한 종이 사용)
-마스킹테이프 : 다이소 글리터 마스킹테이프
-테이프 : 플라잉타이거 럭셔리 벨벳리본 세트
-스탬프 : 플라잉타이거 트리트리 스탬프
-면봉, 젤펜, 모양커터


Design by @HONG.D


1단계. 별모양 자리 잡기

금빛 반짝이는 별 모양은 다이소 글리터마스킹테이프를 모양커터로 잘라 붙였다. 이전글 <크리스마스에 사탕트리 만들어볼텨?> 의 4단계를 참고 바란다. 마스킹테이프 자체에 접착력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풀칠을 하지 않아서 간편하다.


2단계. 면봉으로 트리나무 찍기

면봉이 요물이다. 클래스 준비물로 빠지지 않고 넉넉히 챙기는 재료이다. 플라잉타이거에서 샀던 도장세트에 스탬프가 있어서 쉽게 콕콕 찍었다. 스탬프가 없으면 아이들 물감이나 마카를 면봉 끝에 묻혀 사용해도 좋다. 꾹 누르면 선명하고 큰 동그라미, 콕 찍으면 흐릿하고 작은 동그라미가 쌓인다. 세모 모양의 트리나무를 자유롭게 톡톡 디자인해 보는 거다.


Design by @HONG.D

3단계. 젤펜으로 마무리

다이소나 서점의 문구코너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금색, 은색, 흰색의 젤펜을 찾을 수 있다. 젤펜이 없으면 네임펜, 사인펜으로도 충분하다. 원하는 문구를 트리 아래에 적어주고 배경에 눈송이인지 별빛인지 모를 도트들을 콕콕 찍어주자.


4단계. 리본 묶기

플라잉타이거에서 구매한 벨벳리본을 다 써간다. 알차게 활용하여 7천 원이라는 거금이 아깝지 않다. 부러 사러 가진 않을 작정이다. 테이프를 일부러 사지 않아도 책갈피에 묶어줄 10센티 정도의 길이는 집구석에 많다. 일상 속에서 물건을 살 때 과대포장 재료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고급스럽게 재활용해도 좋다.


책갈피에 리본을 묶어주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헷갈릴 수 있다. 테이프를 두 겹으로 접고, 접힌 부분을 구멍 앞쪽에서 뒤쪽으로 집어넣는다. 통과한 리본의 공간 안에 테이프의 갈라진 쪽 두 가닥을 모두 넣어 묶어준다. 단단히 묶고 리본 끝을 사선으로 커팅하면 굿 앤 끝.




자, <내 손으로 만든 하나뿐인 크리스마스 책갈피> 완성컷이다. 재료만 준비된다면 5분 완성컷 보장이다. 초1 건순이가 재료 소비의 여왕이라, 다음 클래스 재료는 어디 숨길 곳을 찾아야겠다. 

브런치를 드나드시는 작가님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을 준비하신 분이라면 사랑하는 분께 하나뿐인 책갈피 쓱 꽂아드리면 어떨까.


Design by @HONG.D



+덧마디

책갈피 만드는 과정을 찍어두었는데 아직 편집을 못 하고 있어요. 홍디 인스타에 영상 업데이트 하는대로 링크 공유할게요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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