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조건과 이력 중에 제일 먼저 쓰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 외 부연하자면 낮에는 외국인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밤에는 질문하는 책을 만드는 사람. 좋은 질문은 본질과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주고, 그런 힘이 있을 때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쓰고 만든 책으로는『페로제도 탐험기』,『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질문의 여행』,『질문의 죽음』,『나와 당신의 서른 즈음에』,『나와 당신의 죽음』,『나와 당신의 한국어』등이 있다.
나를 모르는,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일은 내겐 언제나 힘든 일이었다. 책을 쓰고 만들면서 그때마다 표지 날개에 제일 먼저 인쇄되어야 할 '작가 소개'를 쓰는 일은 그래서 더더욱 힘들었는데 작년에 책을 쓰면서 깨달았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자랑하고 싶고, 제일 먼저 쓰고 싶은 나의 이력은 '살아있다는 것'이라는 걸.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 오늘도 나는 내 방식대로 잘 살아있다. 여기 지구에서. 한국에서. 종로에서. 나의 동네 부암동에서. 나의 프로필을 읽는 당신도 '살아있음'을 가장 자랑스러워할 수 있기를 조금은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서. 당분간 내 자기소개 첫 문장은 변함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