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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핸 May 03. 2022

'나'에 대해 알아가는 행복

내가 원하는 모습과 지금의 나와의 차이가 좁혀지길 바라며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그리고 ‘나를 위한 나로 살아가는 것'이 요즘 나의 행복이다.     

TV에서 박재범이 MBTI가 뭐냐는 질문에 “내가 나를 제일 잘 아는데 그런 질문 따윈 필요 없어. 원하면 내가 정말 잘 설명해줄게.”라는 그의 대답이 그렇게 멋있게 느껴졌던 건, 내가 나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없어서였다. 그에게는 그 무엇도 나를 정의할 수 없다는 멋이 있었다. 나도 자신 있게 나를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다. 요즘처럼 나에 대해 궁금해한 적도 요즘처럼 하루하루가 행복했던 적도 없었다. 나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이 느낌이 참 좋다.

    

  과거의 나를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면, 머리 나쁜 노력파, 자존심킹, 프로다혈질러였다. 이해도가 높지 않아 항상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공부했다. 고등학교시절에는 책상에 항상 앉아서 공부만 한다고 홍머신으로 불렸던 기억이 난다. 자존심이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었다. 자존심이 상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살았고 분해서 정신적 고통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 감정을 쉽게 통제하지 못했고 어떠한 문제도 이성적인 대화로 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강한 스트레스에 억눌리게 되면 그것을 준 대상에게 한 번에 쏟아내는 프로다혈질러였고 세상 유명한 장난꾸러기이기도 했는데, 나의 과한 장난과 다혈질에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나갔다. 주변 사람을 잃는 일은 어색하고 불편한, 매우 힘든 일이다. 내가 변하게 된 하나의 계기였다.


  사람은 변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그것에 대해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나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 그것도 나의 편견인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나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때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나는 워커홀러이자 말로만 하는 완벽주의자이고 소확행 수집가이다.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그래서 항상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한다. 뭔가 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도 과거의 나의 모습 때문인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회사에서는 워커홀러지만 퇴근하면 바로 베짱이가 된다.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고 고민만 하고 어떠한 일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서 다 잘하고 싶은, 잘해보이고 싶은 완벽주의자이다. 그래도 요즘은 소확행 수집가가 되려고 한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서 뭔가 이룬 성취감을 얻고 행복감을 느끼는 일을 많이 하려고 한다. 지금 이렇게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는 것도. 나를 찾아가는 책을 읽는 것도 나의 소확행 중 하나이다. 하고 싶은게 너무나 많은 요즘, 과거에 헛된 시간을 많이 떠올리며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자주 웃는 나의 모습이 좋다.


  어쩌면 나는 그저 나인데 그 어떠한 모습도 나의 일부인데 그것을 나누고 정의하고 구분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과연 나란 사람을 어떠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MBTI가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을 따라간다는 연구도 있듯이 사람의 본질은 같을지라도 자기가 원하는 모습에 다가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요즘은 더 많이 든다. 그래서 페르소나도 매 순간 변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모습과 지금의 나와의 차이가 좁혀지길 바라며 다음 페르소나에는 좀 더 나은 나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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