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특별전(2022년 5월 22일 관람) 후기
오픈 전부터 기대하던 전시였다. 보러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이번 전시는 팀 버튼의 다양한 스케치를 모으는 데에 집중해, 2012-2013년의 팀 버튼 전에 비해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전시물이 적다. 그러나 스케치와 팀 버튼이 직접 찍은 거대 폴라로이드 사진과 같은 작품들 중간중간 묻어 나온 영화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여러 작품들 중 영상물은 전시 초반부에 몰려 있다. 그러다 보니 초반부 전시회장에 사람이 다 몰려있어 굉장히 바글거렸다. 뒤로 가면 전시회장이 비교적 한적해서 여유 있게 볼 수 있다.
오브젝트 전시물도 있었다. 많지는 않았다. 스케치도 좋지만, 조형물들이 특히 재밌었기에 많지 않은 게 아쉽다.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을 간단하게 영상화한 것을 작은 방에서 상영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중학교 때 우연히 처음 보고 꽤 충격을 받은 내용의 이야기다. 팀 버튼이 동심 파괴적인 분위기를 지향함을 알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당시 팀 버튼의 작품을 잘 몰랐다).
확실히 팀 버튼의 여러 특징이 잘 나타난 작품이지만, 내용이 상당히 악취미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걸 영상으로까지 만들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는 데에서 모종의 집념이 느껴졌다.
그런데 상영되는 곳에 미취학 아동 수준으로 보이는 애들 두 명이 있었다. 본 이후에 괜찮았을까. 제일 자극적인 부분은 암시적으로 표현되니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진짜로 괜찮았을까 계속 생각난다.
또 기억나는 것은 작가들을 몰개성하게 만드는 디즈니를 표현한 그림이다. 어지간히 쌓인 게 많았던가 보다. 작고 귀여운 여우를 그리기 싫다고 하면서 퇴사했다는데, 그런 것 치고는 팀 버튼도 귀여운 캐릭터가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끊임없이 등장하는 개 그림들이 귀엽다. 감독은 개파임이 확실하다.
아쉬웠던 점은 전시회 설명이 다소 불친절했다는 것이다. 흑백으로 그려진 특이한 느낌의 그림이 있었는데 그게 로키 호러 쇼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그린 거란 걸 화집을 사고서야 알았다. 그것 말고도 설명이 제대로 달려 있지 않은 작품이 많았다. 화집 설명이 더 친절하다.
전시를 본 다른 친구의 평 중 지인으로 두고 싶지는 않은 사람의 전시회라는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은 다른 사람의 평은 입금 전 팀 버튼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말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팀 버튼 특별전
한 줄 요약: 구성은 아쉬운데 내용물이 최고
별점: ★★★★ (4/5)
재관람 의사: 나중에 다시 팀 버튼 전시회가 열리면 꼭 또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