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더 바바리안(1982) 후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코난이라는 캐릭터가 어떤지 궁금해 시청하게 됐다. 코난이 히맨의 모티브가 됐다길래 더 밝은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꽤 어둡고 수위가 있었다. 사실 히맨도 본 적이 없어서 분위기와 내용을 모르고 이미지로만 알기는 하다. 금발 단발머리 주인공이 유쾌하게 생겨서 작품 분위기도 막연히 밝을 것이라 생각했다. 히맨도 의외로 진지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오해를 막기 위해 말하자면, <코난: 바바리안>이 어두운 것도 아주 의외는 아니다. 일단 시커먼 포스터만 보아도 대강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비록 엄청 부각되진 않지만) 인육 묘사도 나오고 머리통이 굴러가는 것도 나올 줄은 몰랐다. 이것이 세기말 감성인가.
주인공이 참 과묵했다. 영화 시작하고 23분이 되어야 처음으로 말한다. 러닝타임이 129분이니, 영화의 약 18%가 지나는 시점에서 첫 대사가 나온다는 말이 된다. 주인공의 대사가 없는 건 미리 알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잘하면 주인공보다 최종보스 대사가 많을 것 같다.
최종보스가 사이비 교주였는데, 대사마다 콘셉트가 잘 드러나는 게 인상 깊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최종보스 배우가 다스 베이더와 무파사를 연기한 제임스 얼 존스이다. 다음에 볼 때는 악당 씬에 더 집중해서 봐야겠다.
큰 기대가 없었는데, 액션씬이 생각보다 많아서 좋았고 전반적인 퀄리티도 기대 이상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원작이 있어서 그런지 약간 애매한 곳에서 끊겼다는 점이다. '우리의 모험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풍으로 끝났다. 기회가 된다면 원작도 보고 싶다.
Conan the Barbarian
세 줄 요약: 생각보다 어둡고 재밌음.
악역이 인상적.
원작이 궁금하다.
별점: ★★★ (3/5)
재관람 의사: 딱히 없다. 그렇지만 남이 틀면 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