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드리는 기도
– 연재를 시작하며
기도는 평생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쉽지만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할 때가
기도하지 않고 혼자 해결해 보려 애썼던 때보다
늘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순간,
수술대 위에서 의사의 손이 실수하지 않기를
조용히 바라던 그 순간에도—
수많은 삶의 갈림길마다
기도가 답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픔도, 걱정도, 염려도
막막함의 강(江)조차도
기도하며 붙잡은 그 손에 이끌려
빛 가운데로 걸어 나올 수 있었지요.
돌아보면,
기도가 필요하지 않았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기도의 ‘맛’을 본 건
어릴 적 시골에서 엄마와 함께 시작한
100일 새벽기도였어요.
어두운 새벽,
논두렁을 건너고, 산길을 넘고,
눈이라도 쌓인 날이면
푹푹 빠지며 걸었던 그 길—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어떤 힘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100일이 되는 날,
꿈을 꾸었어요.
언덕 위에 있는 교회를 향해 오르던 길,
하늘에서 해가 떨어졌고
나는 그것을 품에 안았죠.
교회 아래로 이어진 길엔
목사님께 기도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화면이 전환되며
이번엔 제가 기도해 주고,
그 기도를 통해 아픈 사람이 나음을 입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꿈이었지만
그 순간의 감각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도,
야간 자율학습을 마친 후
새벽이면 교회에 가 예배드리고
한 시간씩 기도하는 게 그렇게 좋았습니다.
그렇게 기도의 맛을 들였고
기도는 제 평생의 일이 되었습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
“쉬지 말고 기도하라(Pray without ceasing)”
예레미야 33장 3절,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이 말씀들처럼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자,
내게 있어선 삶의 호흡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1장 13절에서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셨듯,
이 성전에서 기도할 때
가장 집중이 잘 되고, 기도가 깊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성경 속 다윗도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시편 5편 3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요.
“여호와여 아침에 주께서 나의 소리를 들으시리니,
아침에 내가 주께 기도하고 바라리이다.”
새벽기도,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드리는 기도는
내 마음을 온전히 주님께 두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식이 좋습니다.
하지만,
기도가 평생의 일이라 해도
마음이 근심에 붙들리거나
피곤함을 핑계 삼아
기도에서 멀어질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땐,
기도를 시처럼 써보았습니다.
감사, 두려움, 사랑, 후회...
그 모든 마음을
짧은 문장, 긴 호흡으로
하늘에 띄워 보냈습니다.
이 시리즈는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을
시처럼 조용히 풀어내는 글.
삶이 고요해지는 어느 순간,
이 글이 당신에게 닿기를 소망합니다.
기도가 아직 낯선 이에게도,
기도가 익숙한 이에게도
같이 울고, 같이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부터,
매주 한 편씩
기도의 조각을 꺼내어
시로 전하겠습니다.
천천히, 끝까지 함께 걸어주세요.
삶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문장이 되는 순간들을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 홍주빛
#기도하는 삶 #신앙에세이 #시처럼쓰는기도 #영성글쓰기 #새벽기도 #브런치북연재 #삶과 기도 #홍주빛의 기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