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시작된 하루

-마음이 풍랑일 때

by 홍주빛

감사로 시작된 하루
― 마음이 풍랑일 때

기도로 나의 말을 할 수 있고,
내 사연을 들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은 기도가 자연스럽고 깊이 들어가지만,
어느 날은 풍랑 속에 들어간 것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고,
머릿속은 얽히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
떠듬떠듬 맴도는 새벽이 있습니다.


그 새벽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진심을 꺼내봅니다.
대화가 되어
그분의 마음 한가운데에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세상의 생각에 뒤엉켜
내 속에 갇혀
이상적인 기도로 도달하지 못할수록
기도의 진입로는 더욱 멀고,
힘겹게 느껴집니다.


내 말만 쏟아내는 것이
기도일 수는 없습니다.
정말 대화하듯,
인간의 경계를 넘어 계신
창조주의 마음에 닿기를 꿈꾸며,

나는 몸부림치는 시간 속에서도
어떤 형식이든, 어떤 어조든,
진심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봅니다.


그러면
기도는 결국
감사로 이어지는 길이 됩니다.

그렇게 오늘도—
감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음이 풍랑일 때〉

홍주빛


며칠 만에 드리는
간절한 새벽 기도,
목에 걸린 거미줄
하나씩 떼어내듯
조용히
내 사연을 고백했습니다.


무슨 말로
변명할 수 있을까요.

벙어리처럼,
말 배우는 아이처럼,
떠듬떠듬
한 마디 꺼내보고,
지우고,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속상한 당신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 드릴 수 있을까요.


결국은
답답한 내 마음만
한없이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사랑은 대화다.”
그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차가운 신부처럼
당신 마음을 헤집고,
고집부리며
침묵했던 내가,
참 미안하고,
참 송구합니다.


그래서
가없는 당신 이름만
한없이
불러봅니다.


부르면 오시겠다던
그 약속 하나 붙잡고,
하늘 향해
사랑의 편지를 띄웁니다.
온 마음으로.


자꾸 말을 끊고
가끔은 외면했지만,
결국 당신밖에 없습니다.


이 고요한 새벽,
나는
다시 당신 앞에 나왔습니다.


온천수 뜨거운 물에
묵은 때를 벗겨내듯,
수돗물을 콸콸 틀어
얼룩진 옷을 헹구듯,

내 마음도
정성스레 문질러 봅니다.

흘려보낸
시간의 흔적들을
조용히
자동세척기에 넣고,
오래된 회한까지
말없이
돌려봅니다.


그러자
한 겹, 한 겹
씻겨 나간 자리마다
반들반들—
반짝이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마치
거울 속에서
다시 마주한
당신 앞의 나처럼.


“지금, 지금이 중하다.”
그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맑은 옹달샘이 되어
당신의 목마름에
한 모금
시원한 물이 되겠습니다.


마음이
변한 게 아닙니다.

오래된 백열등이
깜빡이듯,
자꾸 잊고
자꾸 딴 곳을 보았을 뿐—
정신 차려보니
후회뿐입니다.


이 새벽,
성령님의 손 꼭 잡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결심,
변치 않겠습니다.

감사함으로
사랑을
완성하겠습니다.


그러니—

떠나지 마시고,
함께해 주세요.


삶이 기도가 되는 순간을 기억하며 – 홍주빛의 묵상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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