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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기린 Apr 12. 2019

발 사이즈 255mm 여자사람 이야기

시작해보자. 빠밤.

안녕하심니까. 자기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사이라지만 데멘데멘한 건 좀 아닌 듯 싶으니!


 

저는 올해 여전히 30대인 여자사람입니다
발 사이즈는 255, 키는 170
 

고로, 한국인 여자평균에서 늘 벗어난 삶을 살아왔습니다. 예쁜 신발을 발견해도 제 발에 맞는 사이즈는 없었고요. 남들 1만원에 잘도 사는 신발을 저는 비싸게 수제맞춤으로 사야만 했던 대학시절이었습죠. 옷을 사면 소매가 늘 짧아서 단을 추가로 늘려야 했고요. 그래서 남들이 다 만들어놓은 길을 편하게 걸을 수 없는 팔자라는 것을 진즉에 눈치챘습니다. 내 인생 내가 개척하고 항로를 열어가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자리잡은 건 아마도 그때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승진을 쫓는
정해진 경로



그래서인지, 저는 남들 다 가는 길에서부터 정확히 5mm정도 벗어나있는 것 같습니다. 3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지만 제2의사춘기같은 방황의 시기를 한창 보내고 있고요. 친구들 프사는 애기 사진으로 바뀐지 오래이지만 아직 결혼 안했고요. 일은 즐겁지만 승진에 큰 욕심은 없구요. 30대에 들어서 프로그래머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변경했고요. 매일 코딩을 하지만 글쓰기와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은, 정신없는 취향을 갖고 있습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 쫓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나태함’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끔 '이렇게 살아도 되나'라는 불안감도 들지만요.




그래도 생각보다 경로이탈한 길도 재미있네요.

누가 만들어놓은 것도 아닌

누구의 네비게이션을 보고 따라하는 가는 것도 아닌

경로이탈한 길, 재밌게 걸어가는 이야기.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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