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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밀밀 Apr 27. 2021

네 번째 책, 첫 번째 출판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안녕하세요. 홍밀밀입니다.


개인적으로 네 번째 책이자, 마더티브 이름으로 내는 두 번째 책이 나왔어요. 제목은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이고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게 지난해 6월이더라고요. 마음속에 품고 있던 건 그보다 훨씬 오래됐고요. 이전에 냈던 책인 <마을의 귀환>과 <독립하고 싶지만 고립되긴 싫어>도 크게 보면 인터뷰집이었는데요(사실 모든 취재는 인터뷰,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라는 게 정말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작업이잖아요. 인터뷰를 하는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터뷰를 기획하고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것부터 인터뷰이 섭외, 사전 취재, 질문지 만들기, 인터뷰 이후 녹취록을 풀고 원고를 정리하고 편집하고 독자의 반응을 기다리고 독자의 반응에 대한 인터뷰이의 반응을 살피는 시간까지 모두 인터뷰 과정에 포함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원고를 쓸 때 인터뷰이의 발언과 맥락이 충분히,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몇 번이고 꼼꼼하게 읽고 또 읽으며 수정 또 수정하는데요. 원고 발행에 앞서 인터뷰이에게 정리본을 확인받을 때는 꼭 숙제 검사받는 것처럼 덜덜 떨리더라고요. 1인칭이 아닌 2인칭 시점에서 누군가의 서사를 정리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그만큼 세심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를 시작할 때도 그래서 많이 망설였어요. 인터뷰라는 툴을 통해 한 사람의 서사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안내서'라는 콘셉트도 꽤 오래 생각해왔지만 지금 과연 ‘인터뷰집'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회사를 다니며 육아를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마더티브'를 함께 운영하고 있던 에디터 인성도 저도 물리적으로 자신이 없었어요. 인터뷰가 어떤 작업인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겁이 났던 것 같기도 해요.



모든 게 처음이었던 출판


무더웠던 온라인 인터뷰@마티포포


그때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버터나이프크루'라는 프로젝트를 알게 됐어요. ‘포포포 매거진' 유미님과 함께 셋이서 ‘마티포포'라는 팀을 꾸렸고, 코로나 시대인 만큼 100% 비대면 인터뷰 작업을 진행했어요. 1년 사이 <내 일 안내서-핸드북>(빨간책)과 <내 일 안내서-확장판 인터뷰집>(초록책) 두 권의 책을 냈어요.


빨간책은 여성가족부의 제작 지원을 받아 무료로 배포했고, 초록책은 텀블벅 펀딩을 했는데요. 출판에 들어가는 비용에는 못 미쳐서... (훌쩍)... 앞으로 열심히 책을 팔아야 한답니다(불끈).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마티포포


독립 출판을 해보는 것도 텀블벅 펀딩을 해보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는데요. 텀블벅 페이지에 들어갈 문구를 고민하고 리워드를 구성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카드 뉴스 시안을 짜고 책 목업 이미지를 만들고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책 만들기의 A to Z까지 모두 경험해 보는 건 처음이라 이렇게 보이지 않는 잔일(!)이 많을 수 있다니 놀라고 있답니다. 다행히 다년간 독립잡지를 만들어온 포포포 매거진 유미님이 있어서 인쇄, 유통 절차는 한숨 돌릴 수 있었어요.


온라인 책거리@마티포포


책이 나온 후, 인터뷰이 10명과 저자 3명이 줌에 모여서 ‘온라인 책거리'를 했어요. 인터뷰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처음이었는데요. 다들 처음 만났는데도 꽤 오래 알고 지내며 그리워한 느낌. 같은 책, 그것도 두 권의 책에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된 게 보통 인연은 아니니까요. 서로 돌아가면서 발언할 때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하고 궁금한 점을 서로 질문하기도 했어요.


인터뷰이 분들은 책에 나오는 “서사"라는 표현이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는데 한 권의 책에 10명의 이야기가 모여 있는 걸 보니 이게 바로 “서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어요. “남편 필독서", “날것의 워킹맘 이야기" 등 마케팅 메시지로 쏙쏙 뽑고 싶은 이야기도 해주셨고요. “워킹맘 이야기는 진부해서 안 팔린다"는 어느 출판 관계자의 말에 다 같이 분노하기도 했어요.



이 책이 '안내서'인 이유


<내 일 안내서>에는 경력 10년 이상, 각기 직군도 상황도 배경도 다른 10명의 ‘보통 엄마'의 다양한 일 서사가 담겨 있어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인터뷰어도, 인터뷰이도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더 공감 가고 도움이 되는 책이에요.


임신, 출산 직후, 육아휴직, 육아휴직 복직 이후, 초등학교 입학. 똑같은 '엄마기' 보내더라도 커리어 고민은 매번 달라지더라고요. 아이도 엄마도 계속 자라니까요. 엄마인 나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나도 중요하다면, 어떻게 ' ' 계속 지키며 커리어를 이어나갈  있을까 고민된다면.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엄마기에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소중한 레퍼런스가  거라 믿어요.


책을 읽은 한 독자분이 이런 후기를 남겨주셨더라고요.


"제목에 ‘안내서’라고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여행 안내서를 떠올리자 이해가 갔다. 완벽한 하나의 루트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먼저 가본 사람의 여정을 간접적으로 겪어보고 그걸 바탕으로 나만의 길로 튜닝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안내서가 맞는 것 같다."


이 인터뷰집을 통해서 저와 에디터 인성은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을 만들고 싶은 여성들의 커뮤니티 ‘창고살롱'을 공동 창업할 수 있었고, 마더티브에서 시작된 고민을 창고살롱이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확장할 수 있었어요. 마더티브 이름으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인터뷰라는 작업을 오래오래 계속하고 싶어졌어요. '인터뷰 글쓰기'에 대해 나누고 싶어지기도 했고요. 인터뷰어의 삶을 바꾼 인터뷰집,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무엇보다 내가 만든 콘텐츠를 알리고 파는 사람이 된다는 게 뭔지 배워가는 중이에요.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 가능하고요. 서평 이벤트도 진행 중이니 참고해 주세요. 서평 남겨주시는 분들께 책을 보내드립니다. 오늘 마감이에요.


요즘 배운 말로 마무리합니다. 많.관.부.




온라인 서점 링크  


온라인 책거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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