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엄마의 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더티브 Apr 24. 2021

"평범한 이야기가 모여 힘있는 서사로"

온라인으로 만난 <내 일 안내서> 책거리 후기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필요한 일하는 엄마 10인의 이야기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출간을 기념하며 인터뷰이 10명과 저자 3명이 한자리에 모여 책거리를 열었어요. 책이 나올 때쯤엔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안타깝지만 또 온라인으로 만났어요. (책 기획부터 인터뷰, 제작 그리고 책거리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 거 실환가요.)


처음으로 모두 함께 만나는 자리라 굉장히 떨리기도 했는데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명희님은 일찍 자리를 뜨고, 민정님은 듣기만 했지만 그래도 인터뷰이 10명 모두 참석해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눴어요.


<내 일 안내서> 책거리 중


인터뷰 하면서,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느낀 소회와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자신의 이야기가 활자로, 책으로 정리된 경험이 신기하고 특별했다는 분이 많았어요. 평범하다고만 생각했던 내 이야기가 다른 이들의 이야기와 모여 힘 있는 '서사'가 된 것에 놀라워하기도 했고요. '남편 필독서'로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모든 인터뷰이 분들이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죠.


안자영 "인터뷰하고 책을 받는 과정이 낯설더라고요. 저 역시 제 이야기가 글로 정리된 걸 받는 게 첫 경험이다 보니까 되게 낯설기도 하면서 의미 있게 느껴졌고요. 이야기들이 모인 걸 읽다 보니 이래서 일부러 묶으셨나 보다 의도도 느껴졌어요. 나의 삶과 또 다른 이들의 삶이 연결되면서 우리가 사회에 어떤 목소리를 내야 될까 숙제가 생긴 것 같은 기분도 느끼고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최유진 "제 이야기가 문서화, 텍스트화된 걸 받아보는 경험을 처음 했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에게 자연스럽게 봐달라고 했는데요. 책이 주는 좋은 경험이 있더라고요. 맨날 제 이야기나 친구들 힘들었던 것, 워킹맘들의 애환 같은 거 남편한테 얘기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것 같은 느낌 많이 받았는데요. 아직 남편이 전부 다 읽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몇 가지 에피소드, 다른 분들 이야기 읽으면서 뭔가 좀 느낀 바가 있어 보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개인적인 사비를 들여서라도 많이 사서 뿌리고 싶고요. 말하는 것보다 책이 주는 힘이 더 강하다는 걸 겪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송지현 "저는 글 쓰는 일을 오래 했었거든요. 제 책을 가져보는 게 버킷리스트 같은 거였는데 저자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어쨌든 제 이야기가 담긴 첫 책이 나오게 돼서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감동적인 일이고요. 저는 배우자가 없지만 이 책을 마케팅 하면서 '남편 필독서'로 접근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끼리 백날 봐봤자 다 아는 얘기고(웃음) 그들이 봐야 하는 책인 것 같아요."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이어 서로의 이야기에 감탄하고 공감하며 연대감, 동료의식을 느끼기도 했어요.


이혜선 "'나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그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워킹맘 관련해 쓴 칼럼들 모아 책을 냈었잖아요. 그때 출판사에서 많이 들은 얘기가 '워킹맘 책은 안 팔린다' 였어요. 누군가는 '진부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진부한 얘기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해결이 안 됐기 때문인 거잖아요. 엄마의 역할, 사회적 유리천장... 그런 것들이 해결 안 되니까 계속 얘기해야 하는 거죠. 이 책은 정말 잘 팔렸으면 좋겠어요"


조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힘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게 굳이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개개인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아요. 문제에 직면한 당사자들이 직접 분노하고 거기에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그걸로 치유도 하고 힘도 받고 그러는 게 아닌가 요즘 생각을 특히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박성혜 "다들 힘겹게 자기 일 지키는 것 같아서 눈물 흘리면서 읽었고요. 인터뷰집을 책방 잘 보이는 곳에 모셔놨었는데요. 이제 막 일을 다시 시작한 동네 지인이 오셔서 자기 너무 힘들다고 이 책 너무 읽고 싶다고 하시면서 앞 장 한쪽 읽으시더니 가져가셨어요. 저는 단지 2시간 내서 인터뷰만 했을 뿐인데 너무나 훌륭한 책을 만드신 게 놀랍고, 인상 깊어요."


김우영 "저에게 고충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인터뷰를 신청하셨냐고 물으셨었는데요. 저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는데 그런 걸 풀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인터뷰집을 읽어보니 다들 육아와 일을 치열하게 하셨더라고요. 신기했던 건 다들 육아하면서 필요한 것들이 비슷한 부분이 많았어요. 사회에 바라는 비슷한 부분들에 대해 목소리 모으는 좋은 기회였던 거 같아요.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명희 "인터뷰집은 핸드북 보다 서사가 더 다양하게, 더 깊이 있게 붙으니까 새로운 느낌이었는데요. 읽으면서 '나는 워킹맘 중에서도 어린이 수준, 신생아 수준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 이야기 굉장히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었고요. 제가 인터뷰할 때 '제도는 너무 잘 돼 있는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렸는데 인터뷰집을 읽으면서 아직도 제도적으로, 인식적으로 갈 길이 멀다는 걸 깨닫기도 했어요. 다양한 워킹맘 선배들 얘기 읽으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또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점을 더 많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정민지 : "네덜란드에서 아이 낳고 키우면서 저는 되게 힘든데 주변에는 힘들다고 하는 워킹맘이 없는 거예요. 다들 씩씩하고 밝고. 아무 고민 없이 둘째, 셋째 낳고. '나만 이상한가' 그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계기로 다른 분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가 몰랐던 다양한 케이스를 훨씬 많이 알게 됐고요. 다른 사람들도 힘들구나. 그래도 다들 씩씩하게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굉장히 힘을 많이 얻었어요. 그 후로는 자기 연민을 줄이고 성취감을 더 보면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요. 그런 긍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내용도 좋고, 디자인도 예쁜(!) 책이 나왔다며 기승전홍보로 대동단결하며 훈훈하게 마친 책거리. 인터뷰이 10분 모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해요.




4월 27일(화)까지 책을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는 서평단 이벤트도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내 일 안내서>는 현알라딘, 예스24, 교보문도 등 온라인 서점에서도 구입하실 수 있어요.


정리/편집 : 마더티브 에디터 & 창고살롱 살롱지기 인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