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엄마의 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더티브 Apr 29. 2021

"엄마 회사 가지 마" 우는 아이를 뒤로하고

<내 일 안내서>를 만들게 된 이유

일하지 않는 나를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엄마가 되고 난 후  일하는 하루하루가  도전이었습니다.  “엄마  회사  가지  마”  우는  아이를  뒤로하고  나서는  출근길과  아이들을 재우고 늦은 밤  다시  책상에  앉는  건 일상이 되었습니다. 일이 산더미여도 아이들이 아프면 모든 걸 멈춰야  하고  평일  저녁  시간과  주말은  ‘아무것도  못  한다’가  기본값입니다.  잠을  줄이고  이동  시간도  틈틈이  쓰면서  일에도,  육아에도  열심이지만 그래도 어딘가 부족하고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일에  몰두했던  어느  날,  아이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뭐  대단한 일 한다고 애 울음소리도 못 듣나’ 나쁜 엄마가 된 것 같아 눈물로 밤을 새웠습니다. / 인성


서울,  부산,  대구를  옆동네처럼  누비며 교통수단별 시간 활용팁이 쌓여갑니다.  KTX에서는  집중해서 일하고, 운전 중에는 장시간 통화가 필요한 업무나 팟캐스트 청취의 시간으로, 심야 귀가 시에는 별다방 프라푸치노 한 잔 값을 아껴 리무진 버스로 체력을 축적할 것.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기차까지 2분 만에 질주하며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달리기 능력을 발견합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를  생각하면  초인적인  힘이  솟아납니다.  그럼에도 늘  미안하고 부족한 엄마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속상하지만, 오늘 엄마가 하원시간에  못  온  이유를 아이에게 설명하며 스스로 다짐합니다. 너를 위해서 엄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고. / 유미


아이가  콧물이라도 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내일 출근할 수 있을까.  이렇게  계속  일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링거를 맞고 위산제를 털어 넣던 어느 날, 9년 다닌 회사에 사표를 냈습니다.  퇴사한 지 2년, 이직과 창업을 거치는 사이 아이는 훌쩍 컸지만 여전히 일-가정 양립은 위태위태합니다. 하고 싶은 일도 있고, 최선을 다하면 잘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늘 시간 부족에 허덕입니다. “엄마는  맨날  놀아주지도  않고  일만  하니까  어린이집이나  가야겠다”는  5살  아이의  푸념을  들으며  내가  너무  욕심부리고  있는  게  아닐까.  가족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수시로  죄책감과 회의감이 밀려옵니다. / 현진 


왜 이렇게 어려울까? 나만 어려울까? 나만 포기하면 되는 걸까?  고민은  끝이  없었지만 어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방황하면서도 우리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했지만  내  일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나를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웹진 <마더티브>,  엄마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포포포  매거진>.  엄마들의  서사를  담는  우리는  그  해답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마티포포


인터뷰 시작을 코앞에 두고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극심해졌지만 엄마들은  발이  묶이는  상황이  익숙했습니다. 밤  10시,  아슬아슬  아이를  재우고  비로소  혼자가  될  수  있는  시간에야  우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서로를  마주했습니다.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를 나누며 인터뷰는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직장맘 20년, 엄마가 된 후 성취감의 기준이 달라진 이혜선님 

육아휴직 1호,  재취업… 다양한 현실 조언  대방출한 최유진님

5년  경력  공백을  딛고  전공과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안자영님

동네 사진관을 운영하며 또 다른 꿈을 탐색 중인 이민정님

사이드 프로젝트 ‘밀키베이비’를 내  일로  확장한  김우영님

이직만 6번,  ‘일-가정  양립’  위해  분투  중인  송지현님  

‘워킹맘  불모지’  국회에서  살아남기로 결심한 장명희님

창업과 동시에 임신해 아이와 회사를 동시에 키워낸 조현주님

엄마로 시작된 삶을 예술로 승화시킨 ‘애플맘’ 정민지님

책방을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자라는 공간으로 만든 박성혜님


@마티포포


30시간의 인터뷰에서는 사적이지만 그래서 더 필요한 구체적인 경험담과 현실적인 조언들이 쏟아졌습니다. 뒤에 올 엄마들의 절실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10명의  인터뷰이는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가 명쾌한 해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이직이나 재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이  책이  우리  뒤에  올  여성들이  나아갈  길  위의  돌부리  몇 개를 치우고, 몇  가지  방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되길 바랍니다. 조금이나마 우리보다 덜 넘어지고, 덜 헤매도록요. 



책 전문이 궁금하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평범한 이야기가 모여 힘있는 서사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