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각자의 레이스에서
마크는 나의 최애도 차애도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그를 미워하는 쪽에 가까웠다. 나의 최애와 두 그룹에서 함께 활동하는, 케이팝에서 ‘유이’한 ‘겹멤’인 그는 늘 넘사벽 같은 존재였다. NCT 모든 팀의 센터에 섰고, 그만큼 실력도 뛰어났으며, 뭐든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고, 그 진심을 많은 사람이 사랑했다. 완벽한 자기 관리, 팬과의 소통, 음악적 역량까지. ‘어쩜 쟤는 저렇게 다 가졌을까.’ 나는 최애를 좋아하면서도 늘 그를 곁눈질하며 부러워했다. 그 부러움에는 너무 잘난 사람을 향한 못마땅함도 뒤섞여 있었다.
그렇게 다 가진 사람이었던 그가 10년간 몸담았던 SM에서 계약 종료와 함께 NCT 모든 팀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소속사와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그룹 활동을 이어가는 우회로가 아니라 정말로 탈퇴. 진짜 끝. 그는 10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자신이 세상에서 맺을 수 있는 열매를 제대로 찾아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꿀 수 있는 최고의 꿈, 최고의 할 일과 목적을 찾아 이루고 싶어졌다고.
그의 떠남에 대해 수많은 추측과 해석이 뒤따랐지만, 최애와 함께 두 그룹 활동을 하는 그를 수없이 곁눈질해왔던 나는, 이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더 많이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을 갖기 위해 떠남을 선택했다는걸. 그동안의 시간이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시간을 누구보다 충실히 살아냈기에 모두 버리고 떠나는 것도 가능했다는걸.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길을 개척하기로 결심하면서 마크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동시에 홀가분했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그가 부러워졌다.
괜스레 싱숭생숭한 마음에 새벽까지 잠을 설치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모두 각자의 레이스를 달리는 것 아닐까. 저마다의 레이스에서는 완주의 기준도, 속도도, 방식도 모두 다른데 왜 나는 나의 최애가 마크처럼 달리지 못함을 답답해했을까. 내가 최애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마크도 그 누구도 아닌 고유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는데 말이다. 마크에게는 마크만의 레이스가, 최애에게는 최애만의 레이스가 존재하고 우리는 평생에 걸쳐 결국 자기 자신이 될 수밖에 없음을 다시 깨닫는다.
남몰래 미워했던 마크 @onyourm__ark 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그의 새로운 항해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