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종의 기원
인류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종'이 무엇인지까지 알아보았다. 이제 됐다 싶었는데 이번엔 왜 종으로 나뉘게 되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어보려 했지만 옛날이 쓰인 책이기도 하고 어려울 것 같기도 해서 《청소년을 위한 종의 기원》을 읽기로 했다. 당시에 다윈이 주장하던 것 중에 틀린 것으로 판정 난 것들도 수정해줘서 좋았다. 과학책은 최신 버전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화가 되기 위해선 일단 번식에 성공해야 한다. 번식을 하지 못하면 진화에 있어선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오래전에 《다윈상》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주로 화장실에서 읽었다). 다윈상은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다가 자식을 낳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나쁜 DNA(?)를 남기지 않고 스스로 없앴기에 인류에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꽤나 웃기는 발상이었지만 결국 진화는 '번식'임을 강조하는 책이기도 하다.
진화가 일어나는 방식은 단순하게 말해서 2가지다.
1. 자연선택
2. 성선택
1. 자연선택
자연선택은 적자생존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애들이 번식을 하며 살아남는데 도움이 됐던 형질을 자손에게 물려준다는 말이다. 중요 포인트는 살아남은 개체들이 그 자체로 우수했다기보다는 그 환경에서 잘 적응했다고 보는 게 맞다.
흔한 예로 기린이 있다. 기린은 목이 길어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사실 나는 기린을 볼 때마다 신기하다. 목이 어쩌면 저렇게 길 수 있을까 볼수록 신기하고 머리 위에 뿔도 신기하다. 저건 어떤 용도로 있는 걸까? 갑자기 기린이 보고 싶지 않은가? 그래서 준비했다. ^^
옛날엔 기린의 목이 오늘날처럼 길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지구에 긴 가뭄이 들었고 숲은 사라지고 초원이 생겼다. 기린뿐만 아니라 초식동물들은 식물의 잎 쟁탈전이 일어났을 텐데 이때 목이 긴 기린이 살아남기에 더 유리했다. 높이 있어 아무도 따먹을 수 없는 나뭇잎을 먹을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목이 좀 더 긴 기린들이 살아남았고 그가 낳은 자식들은 목이 대부분 긴 편이었다. 자식들 중에서도 목이 조금 더 긴 기린들이 유리했고, 그 자식의 자식, 그 자식의 자식들도 목이 더 긴 기린들이 잘 살아남았다. 그리고 오늘날의 기린의 모습이 되었다.
왜 다리가 더 길어지는 쪽으로 길어지지 않았을까 궁금했는데 생각해보니 다리가 더 이상 길어지면 균형이 맞지 않게 될 테니 목이 길어지는 쪽을 선택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다리도 좀 더 길어진 걸지도 모른다.
자연선택은 그렇게 그 시대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애들이 살아남아 번식하면서 진화한다는 이론이다. 기후변화가 가물어지는 쪽으로 일어나지 않았다면 기린은 목이 길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 성선택
성선택은 자연선택에는 불리할지언정 암컷에게 선택받을 수 있어 번식에 성공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니까 암컷 눈엔 멋져 보이는 것이다. 가장 흔한 예가 꼬리털이 화려한 공작새나 뿔이 엄청나게 커다란 사슴이다.
이들의 화려한 꼬리털이나 커다란 뿔은 적에게 쉽게 발각될 수 있어 불리하지만 그것을 마음에 들어 하는 암컷이 다수라면 어쨌든 그들은 그 유전자를 남길 수 있다. 각각의 공작새나 사슴의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생태계는 그렇게 진화해왔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게 참 절묘하다. 자연선택만 있었다면 다양성이 덜했을 것 같다. 성선택을 인간계에 적용해보자. 돈 버는 데는 조금 소질이 없을지라도 문화예술 감각은 탁월한 사람들, 이 시대는 돈 없으면 결혼도 못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문화예술의 감성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다양성이 더욱 지켜질 수 있는 듯하다.
정리!
진화는 기본적으로 번식에 성공하는 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진화의 과정은
1. 그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가 유리한 자연선택과
2. 생존엔 불리하더라도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암컷에게 선택받아 번식할 수 있는 성선택으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