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는 이유

by 홍난영

요즘 부쩍 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일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늘 개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이 브런치도 개인 블로그이고 우리 강아지들 이야기 등을 해오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뭘 또 하고 싶어 하는 걸까요?


그 욕망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퍼스널 브랜딩을 제대로 해서 성공한 삶을 만들어보기 위해서?


어쩌면요. 하지만 그 결이 조금은 다릅니다.


저는 제주에서 유기동물을 돕는 비영리 단체의 대표입니다. 저에게 퍼스널 브랜드는 유기동물 이야기, 또는 저와 함께하는 반려견의 이야기를 더 많이 퍼트리기에 필요합니다.


유기동물은 반려동물이 될 수 있고, 반려동물은 잘못하는 순간 유기동물이 될 수 있으니 그 둘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서로 떨어질 수 없습니다. 반려동물을 유기하지 않도록, 또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또 저에게 성공한 삶이란 유기동물은 줄어들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에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이겠죠. 그런 면에서 퍼스널 브랜딩을 통한 성공한 삶을 만들기가 목표임을 부인할 수는 없겠네요.


유기동물 세상에 합류한 지 4년 차입니다. 물론 제 주변에는 십몇 년, 이십몇 년, 혹은 그 이상 유기동물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사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4년 차는 초보에 가까울 겁니다. 그럼에도 많이 배우고 있고,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는 그 과정에서 제 생각을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이유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라서 매우 조심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임에도 ‘같다’라는 표현을 쓰는 건 저 자신에게도 확신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유기동물에 관여하는 단체, 사람들은 매우 많습니다. 그분들은 서로 다른 철학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고 있습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같을지라도 가는 방법은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종종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건 어떤 분야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게다가 유기동물, 반려동물의 문제는 세상의 논쟁거리이기도 합니다. 개는 개일뿐이다,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다,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다, 등등등.


해결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도 이러저러한 것들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겠죠. 생각보다 유기/반려동물의 세상은 넓습니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은데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물에 대한 공부는 인간 세상에 대한 공부와 거의 흡사합니다. 철학(윤리적인 부분에서), 법, 의료, 동물복지 등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게 두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 언제 할래? 네가 살면서 그 많은 분야의 공부를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유기/반려동물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도 없을 텐데…


생각해보면 제가 너무 완벽을 꿈꿨던 건 아닐까 싶네요. 대단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럴 깜냥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세상의 조각일 뿐입니다. 세상 전체가 될 순 없지요. 저는 조각의 하나로써 할 일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현재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성하고, 공부하고, 또 부딪히면서 조금씩이라도 해결해나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면 될 것 같아요.


유기동물이 사라지는 세상,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제가 개인 블로그를 다시 디자인해서 시작하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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