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글쓰기에 대한 오랜 고민이 있다. 가진 것이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뿐이므로 얘를 어떻게든 활용해서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이게 관점에 따라 참 달라지더라는 거다.
솔직히 말하겠다. 요즘 나는 유기견을 돕느라 제대로 된 생업활동을 못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는 없어 고민을 하고 있다. 내 나이 만 47세. 슬슬 노후 준비도 해야 하지 않겠나. 내게 남편이 있나, 자식이 있나(아, 강아지 자식은 있다 ^^) 오롯이 내가 나의 늙음을 책임져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택도 없다.
그래, 그나마 가진 것이 글쓰기니 그걸 활용해서 돈을 벌어야 하나? 주말에 카톡도 안되고 브런치도 안되고, 그냥 책이나 읽자 싶어 돈이 된다는 글쓰기 방법 등등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 아무리 읽어도 영 나랑 안 맞는 거다. 좋다,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그나마 잘하는 것이고 주제도 남다르다. 내가 쓸 수 있는 주제는 제주 유기견이니까. 그런데 이게 돈이 돼?
어떤 작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거라면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돈이 된다는데 내 입장을 살펴보니 그럴 것 같지도 않다. 매일 글을 쓰라는데 매일 글이 나올 뭐가 있을까? 물론 있긴 하지. 일기처럼 쓰면 되겠지. 그런데 그게 무슨 소용일까?
하루가 몇 권의 책으로 저물고 자기 전 읽을 요량으로 마지막으로 한 권을 선택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1392395
아직 다 읽진 못했지만 앞부분에서 내가 원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이미 답을 갖고 책을 읽고 있었던 걸까... 어쨌든 현재 나의 상황에서 가장 어울리는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나, 하지만 쓸 수 있는 글의 주제가 '제주 유기견'으로 한정되어 있는 나. 그렇다면 나는 제주 유기견을 돕는 활동가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느낀 점을 담담하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계속 글을 쓰고 싶어 했지만 막상 쓰지 못했던 이유는 돈이 안될 것 같아서라기보다는 어떤 기준으로 글을 써야 할지 몰라서였다. 에피소드만 쓰자니 그도 마음에 안 들고, 이론만 쓰자니 그도 싫고. 물론 돈이 되면 더욱 좋지만 내 상황을 보니 그렇게 되긴 어려울 것 같다.
저자는 '퍼스널 브랜딩은 정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말하는 과정'이라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꾸준히 기록'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나만의 확고한 분야가 생겼다면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됩니다'라고 한다.
아직 다 안 읽었으니 이렇게 쓰는 글들이 어떻게 수익화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 기준을 잡게 되어 그것으로 만족한다. 내가 보는 세상, 내가 관심 있는 분야(IT, 글/책쓰기, 공부, 국수? ^^ 등등)와 제주 유기견, 그리고 우리 아이들(다견가정/반려견)을 엮으면 되겠다.
어제 하루 종일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찹찹했는데 마지막으로 선택한 책으로 인해 마음이 편안해졌다. 퍼스널 브랜딩이 목표라기 보단(뭐 되면 좋지만 ^^) 내가 글을 꾸준히 쓰기 위한 무기를 갖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아무래도 글은, 내 인생 전반에 잔잔하게 흐르는, 늘 내 곁에 있는 녀석으로 두고 돈은 다른 곳에서 벌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