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령> 리뷰
최근 들어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심상치 않다. 하나같이 나의 눈길을 끈다. 상영작, 개봉 예정작을 살피다 보면 2월은 계속해서 영화를 볼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그중 영화 <유령>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운동의 서사를 펼쳐놓는다. 140여 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은 그만큼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막이 전환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의 변화는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항일조직의 신임 총독 암살 임무를 실행할 ‘유령’을 색출하는 것이 극을 이끄는 주된 사건이다. 유령이란 명칭은 영화 속에서 하나의 고유명사로, 총독부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스파이를 일컫는다.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극 초반 한 장소 안에 갇혀 유령이 아닌지를 직간접적으로 심문받는다.
이 영화가 인상적으로 남은 이유는 영화 속 액션 때문이다. 총독 암살과 관련된 추격 장면, 액션 등은 긴박감을 더한다. 액션 장면은 야외를 배경으로 하기도 하지만, 한정적인 공간에서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이 구현된 극 중반의 장면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공간적인 유한성도 있지만 극 중 캐릭터 역시 일정 부분 제약을 갖고 움직이는 장면이라 더 몰입되었다.
영화 속 유령이 감금된 호텔에서 탈출하기 위해 작전을 개시하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유령이 어둠이 내려서야 활동한다는 특징이 장면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불이 꺼지고 유령이 본모습을 드러내고 나서야 본격적인 사건의 전개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다시금 집중할 수 있는 지점이 되었다.
인물 간 관계성과 감정을 설명하는 장면에는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다. 1930년대 상하이의 극장을 재현한 장면은 주제곡과 함께 낭만적이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빗소리와 음악, 인물의 시선, 표정, 손짓이 어우러져 만든 이 장면은 영화의 대표 장면으로 꼽힌다.
긴 러닝타임만큼이나 볼거리와 몰입감이 넘친 영화였다. 지나온 시대의 인물들이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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