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영국의 2차 봉쇄가 시작되었다. 말이 봉쇄지, 아직도 공항에서는 해외유입이 계속 되고 있고, 학교들도 전부 문을 열었기 때문에, 아무도 왜 하는 건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시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진보 보수를 떠나 지금 영국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정신적으로 꽤나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봉쇄 때 사람들은 휴지, 파스타, 계란, 밀가루 등을 사재기 했지만 나는 집에서 김치를 담갔다. 이번에도 역시 김치를 만들었다. 아마 집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언가 집에서 나와 함께 익어갈 한국 친구를 급히 불러낸 그런 느낌이다. 강렬한 마늘과 생강, 젓갈, 고춧가루, 그리고 배추들이 모여 이 지루한 버터같은 시간을 특유의 톡 쏘는 향과 맛으로 달래주기를.
시간을 재료로 한 음식인 김치는 덜 익었을 때부터 폭삭 익을 때까지, 나와 함께 이 길고 지루한 겨울을 함께 견뎌낼 것이다. 그리고 봄이 오면 한국에 가서 진짜 김치를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