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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Jun 26. 2019

2020 수능 난이도 예측

결국 믿을 건 내 실력밖에 없다.

이번에 치른 고1-고3 6월 학평/모평을 한 줄 평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변화는 없다 난이도는 있다     



1. 변화는 없다     

21번~22번에 ‘밑줄 친 부분이 다음 글에서 의미하는 바를 찾는 문제가 작년에는 신유형이었지만, 올해는 신유형이 아니다. 사실 21~22번에 늘 주제/주장/제목/요지를 찾는 문제가 나오다가 새로운 형식의 문제를 접해서 ‘어 이게 뭐야?’하고 놀란 감이 있지, 문제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읽고 해석이 되면 풀리는 문제다.  

   

한 가지 변화는 42번 장문에서 빈칸 문제가 밑줄 친 부분이 글의 흐름에 맞는지 찾는 어휘 문제로 바뀌었다. 이는 작년 수능이 어려워 평가원에서 학생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학생들이 평소와 다른 문제에 당황했을 것이다. 그래서인 오답률 Top 5안에 42번 문제가 들어있다.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평소에 어떤 자세로 공부하는지 알 수 있다. 늘 똑같이, 배운 그대로 나와야 안심하고 문제를 푼다. 조금만 변형이나 응용이 일어나도 당황해서 문제해결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어쨌든 영어에서 문제 자체를 어렵게 낼 수 없으니 (교육부에서 쉬운 수능, 절대평가로 출제 방향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렇게 조금씩 바뀌지 않은 듯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번 6월 모평에서 시그널을 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늘 똑같은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어 독해와 문제 유형을 접해서 사고의 융통성과 시험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책이나 EBS 교재 외에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 아무거나 사서 수능형 패턴 외에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자. 

          


2. 난이도는 있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되면서 학생들이 수능/모의고사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가벼워? 지고 있다. 수시 중심의 입시 체제이니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학종이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정부가 대학들에게 정시 전형으로 30% 이상을 선발하도록 권고했다. 


이후 소폭 정시가 향상하는 듯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대학들이 원래 폐지 수순으로 가던 논술과 특기자 전형을 정시로 돌린 꼼수?를 부린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서울대를 필두로 정시를 확대시킨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온 대학도 있다. 


사실 지금 고2 이하의 학년들이 대입을 치를 때 상황에 어떻게 급변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흔히 수능을 패자부활전이라고 부르는데 수능 점수가 잘 나오면 입시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1) 유형별 문제풀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은 29번 어법 문제 전까지는 다 맞고 시작한다. 28번 까지는 대부분 70~80% 상 정답률이 나온다. 50~60% 대 1문제 정도? 아님 실수로 틀리던지. 그런데 이번 시험 정답률을 보자.        

21~24번 사이의 정답률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이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평가원이  더 이상 28번까지 쉬운 문제만 출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작년 수능이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 6월 평가원의 목표는 무조건 작년 수능보다는 쉬워야 했다. 그런데 재작년 수능처럼 1등급 비율이 10% 나오면 물수능이니 변별력이 떨어지니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아이나 어른이나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상황은 썩 유쾌하지 않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평가원이 찾은 솔루션은 어려웠던 유형은(빈칸, 순서, 비연계 등) 살짝 풀만하게 내리고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1등급이 두 자릿수가 나올 수 있으니) 만만했던 유형의 난이도를 살짝 올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난이도를 올렸을까? 21~24번 첫 문장을 의도적으로 3~4줄 이상되는 긴 문장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마치 학생들이 문제를 읽다가 ‘겨우 니 실력으로 나를 풀겠다고?’ 하는 환청이 들린다. 멘탈 붕괴가 일어나고, 이후 시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선지가 만만치 않다. 보통 지문을 읽고 어느 정도 이해하면 선지 두 개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6월은 헷갈리는 것이 두 개가 아니다. 아래 표를 보자. 정답을 알거나 아니면 모르거나이다. 어설프게 읽고 두 개 중의 하나를 50% 확률로 찍어 맞추는 게 아니라, 지문을 90% 이상 이해하지 못하면 선지를 읽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 정답을 제외한 나머지 번호의 선택률에서 큰 차이가 없다. 아래 문제 외에 나머지 주제 찾기 문제도 양상은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어법, 빈칸은 버리고 다른 문제를 다 풀어 1~2등급을 유지했던 학생들의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근본적으로 어휘력, 독해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2) EBS 연계의 배신     

EBS 지문 중에서 유독 논리 구조가 탄탄한 글이 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이 지문은 수능에 나올 확률이 있다고 찍어주는 문제들이 있다. (물론 학생들이 구별하기는 어렵다.) 이런 예측이 보통 6월 9월에는 꽤 적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수능은 예측이 다 빗나간다. 이건 지금까지 그랬고 올해도 그럴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이 EBS 연계 지문을 시험장에서 마주쳤을 때 더 당혹감을 느낀다고 한다. 왜냐하면 분명히 아는 지문인데 문제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지문을 똑같이 내는 게 아니라, 주제 연계, 변형 연계라는 요상한 말로 연계를 포장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오히려 비연계 지문이 더 쉬웠다’는 말을 한다. 실제로 이번 6월 모평/학평 오답률 Top 5 안에 EBS 연계 문제가 많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번에 연계 문제를 분석해 보니 글의 주제와 상관없는 뜬금없는 부분이 정답의 근거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EBS 지문을 주제만 파악하는 식으로 공부해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내신처럼 본문 암기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논리를 따라가면서 키워드를 잡는 훈련을 해야 한다. 즉 EBS 학습의 디테일을 올려야 한다. 

         


3. 9월 모평, 11월 수능 난이도 예측     

                                          

팩트체크! 고3 1등급/2등급 비율 


절대평가 3년 차다. 2017년에 치러진 절대평가 첫 해는 교육부가 2등급 정도까지 1등급을 맞게 해 주겠다고 공헌한 대로 출제했다. 말과 행동이 일치했다. 변별력이 없다는 약간의 볼멘소리가 들렸지만, 더 큰 문제는 이후 학생들이 영어를 '졸'로 보기 시작했다.

      

이에 교육부가 발끈? 해서일까 2018년 절대평가 2년 차 6월은 난이도가 꽤 높았다. 신유형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영어라는 언어로 사고력, 배경지식, 논리력, 집중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에 가까웠다. 이 문제를 외국 유명 대학생들도 못 풀었던 유튜브가 돌아다닌다. 그리고 작년 수능 1등급이 5.3%로 상대평가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올해 수능의 난이도는 너무 어렵다는 1등급 5%와 영어는 날로 먹을 수 있다는 1등급 10% 의 사이 어디쯔음으로 낼 건데, 이 난이도 맞추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올해는 6월 모평은 재작년 난이도와 유사하게 7~8 정도로 시작했다. 9월은 6월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난이도가 오를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결국 수능에서는 1등급 비율을 6~9%가 나와야 절대평가 취지도 살리고 변별력도 갖추는 시험이 된다. 그럼 올해 수능은 6~7%일까? 8~9%일까? 


개인적으로 올해 수능은 6~7% 정도로 예측해본다.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6월 시험을 분석해보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1등급이 10%에 가까울 정도로 쉽게 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약간 어렵게 나올지 모른다고 공부해야 학생들이 더 진지하게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난이도를 조절하는 한 가지 기술? 이 있다. 예컨대, 29번 어법 문제도 사실 문제 자체는 평이했다. 고1은 주어-서술어 수 일치, 고2는 병렬구조, 고3은 가주어 it 진주어 to 구조를 묻는 문제였다. 중위권 학생들도 이 정도 문법 지식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답의 번호가 고1은 4번(1번-8%, 2번-23%, 3번 10%, 5번 6%), 고2는 5번(1번-9%, 2번-7%, 3번 14%, 4번 11%), 고3은 5번(1번-6%, 2번-23%, 3번-24%, 4번 6%)이었다. 즉, 5번 정답에 오기까지 1~4번의 함정을 이겨내고 와야 한다. 물론 실력이 탄탄하면 잘 풀겠지만, 가뜩이나 문법에 자신이 없는데 정답을 이렇게 의도적으로 4~5번에 배치하면 정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무리하면, 오답 1-10위까지 틀린 문제를 분석해보면 어휘력, 독해력, 사고력 등의 근본적으로 영어 실력을 요구하고 있다. 지문에서 한 두 문장의 주제만 파악해서 풀리던 문제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고3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몇몇 단어만 알아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렇게 풀렸던 기본적인 문제들도 막히기 시작한다.  해석의 정확도가 70~80%에 머무르면 오답에 딱 걸리기 쉽다. 영어의 기본인 어휘력과 독해력을 기르지 못하는 학생은 실제 수능에서 2등급도 어려울 수 있다.

      

물론 현재 고1, 고2는 지문의 난이도가 쉽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입시는 고3 성적으로 치러야 한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영어를 쉽게 내겠다는 교육부의 말도 신뢰하기 어렵다. 그리고 영어 절대평가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독이 될지도 모르겠다. 절대평가는 쉽게 1등급이 나올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결국 믿을 건 내 실력밖에 없다는 것을 수능 시험장에서 깨닫는 경우가 많다. 이를 많은 학생들이 조금만 일찍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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