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소박하게 은퇴하고 캐나다와 제주도에서 반년씩 살고 있는 파이어족, 캐나다홍작가입니다^^
오늘은 열흘만에 마트에서 장을 보고 왔어요.
여기는 캐나다 시골 다운타운인데요. 인구밀도는 매우 낮은데도 신기하게 한국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여러 개씩 운영되는 덕에 한산하게 장보기를 할 수 있답니다.
오늘 산 식재료들
오늘은 과일, 야채들과 고기, 두부, 쌀과 콩, 된장과 다진 마늘에 내일 코로나 백신 접종 때 혹시 필요할까 싶어 타이레놀도 한 곽 샀습니다. 박스에 든 가공식품이나 음료수 등은 아예 안 샀고, 반조리식품도 없지요.
은퇴 전 서울에서 바쁘게 일하며 살던 때의 장보기 물품과는 180도 다른 모양새입니다.
은퇴 전엔 일하느라 바쁘니까 외식, 배달음식, 반조리 식품이 필요할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기은퇴 뒤에는 시간도 많고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 이렇게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해 먹고 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뭐 대단한 걸 만들어 먹고살지는 않아요^^; 오믈렛과 샐러드 등 십분 안에 준비되는 간단한 요리나 소고기 뭇국처럼 한판 끓여놓고 일주일 내내 퍼먹을 수 있는 거 위주로 해 먹지요.
십수 년 전 서른에 처음 독립해 살 때는 요리도 참 재밌었는데, 지금은 건강하게 해 먹되 제 몸 편한 게 최고다 싶어졌거든요. 오래 요리해서 감동하며 먹느니, 짧게 해 먹고 남은 두세 시간 소파에 누워 뒹굴뒹굴 웹툰 보는 게 더 좋은 사람입니다^^
캐나다 마트의 전반적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싼 편이고, 특히 고기들이 아주 저렴합니다. 소고기든 돼지고기 닭고기든 1kg에 만 원 전후고 할인하면 6,000쯤일 때도 있지요. 오늘 마침 고기 할인 날이라 좀 많이 사다가 반은 냉동실에 넣어뒀습니다.
저 사진만큼 사는 데에는 총 10만 원(110 캐나다 달라) 정도 들었습니다. 냉장고에 요거트와 계란, 사과도 충분히 남아 있으니 이걸로 혼자 2~3주는 충분히 먹을 것 같네요.
캐나다에선 외식을 하면 15%쯤 붙는 세금에 또 15%쯤 주는 팁까지 포함해서 꽤 돈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반면 저렇게 식재료를 사다가 직접 해 먹으면 몸에도 좋고 생활비도 한국보다 덜 들더라고요. 은퇴 전 서울에서는 마트 비는 마트 비대로 지금 이상 들면서, 따로 외식하고 시켜먹는 데 쓰는 돈도 다달이 50만 원 정도는 더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야채, 고기, 계란, 곡류 등 식재료 위주로 사는 장보기 비용으로 한 달에 20만 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덕에 남은 생활비로는 구글(알파벳) 아마존 등 우량주 주식을 사모으고 있습니다. 계획보다 일찍 은퇴하다 보니 만들어 놓은 자동 수익이 크지 않아서 몇 달 생활비 남은 걸 모아야 아마존 한 주를 겨우 살 수 있는 식이지만^^; 그래도 나름 알뜰살뜰 재투자 중입니다.
워커홀릭으로 서울에서 이십 년 간 일하던 내내 제가 대단히 부지런하고 부자가 될 욕망에 가득 찬 '야망 인간'인 줄 알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피하느라 소박한 파이어족으로 급하게 은퇴하고 지내는 지금은 또 지금대로 느릿느릿하고 소소한 생활에 다시 적응하게 되네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저도 한국 서울에선 그곳다운 직장인의 삶에, 지금은 캐나다 시골에 사는 은퇴자다운 삶에 나름 적응하는 건가 싶습니다.
가끔 책 낼 때나 춤 배우러 다닐 때처럼 열정 넘치게 몰입하게 되는 순간들은 있지만 베이스에 바쁨을 깔고 사느냐 게으름을 깔고 사느냐는 크게 달라진 것 같습니다.
아이코, 오늘은장도 보고 브런치북 이후 오랜만에 이 짧은 글도 썼으니 이젠 좀 누워서 어제 오늘치 밀린 웹툰들을 좀 봐야겠습니다. 운동도 좀 해야 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