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사랑

신간읽기 프로젝트 33

by 홍유

엄마 아빠가 바쁘다면? 어린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텅 빈 집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도 있겠습니다만, 여기 이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집에 맡겨집니다. 무한한 사랑을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가 안된다고 하는 것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는 무사통과입니다. 그래서 즐겁고 행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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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고모 / 최해영 / 하우어린이 / 2025 / 그림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아.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 않네요. 호랑이 고모가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있습니다. 심지어 전직 배구 선수였답니다. 김연경 선수 같은 고모라고 상상을 하니, 그 위엄에 자세부터 바로잡게 됩니다. 제가 그럴진대, 아이 입장에서는 고모가 더 크고 위대해 보이겠지요.


호랑이 고모라는 표현에 걸맞게, 고모는 아이를 엄하게 혼냅니다. 식사 예절, 안전 교육, 한글 공부, 대중가요까지. 완벽한 가르침까지 선사해 주지요. 고모가 무섭지만 아이는 고모를 따라 열심히 배웁니다.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는 날, 고모와 함께 집으로 오는 길에 사건이 일어나지요. 뜻밖의 행동을 한 고모를 보며 의아해하는 것도 잠시, 고모는 아이를 남기고 돌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 하하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는 귀여운 그림으로 고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음을 알려 주네요.


우리는 아이들을 너무나도 곱게 키우고 있습니다. 사실 1922년 5월 1일이 어린이날로 지정될 때만 하더라도 어린이들의 삶은 피폐하고 힘들었지요. 그래서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어린이날이 지정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너무도 안 힘들어요. 제한도 없고 한계도 없지요. 학교 선생님이 정당하게 꾸중하는 것조차도 아동 학대로 신고당하는 현실이니까요.


사실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부모와 아이의 힘겨루기가 계속되어야 가능합니다.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어른은 그것을 계속 눌러야 하니까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적당한 한계도 배워야 하고, 예의도 익혀야 합니다. 사회에서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해야 하고, 때로는 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도 배워야 하지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배우지 못하는 것만 같아요.


엊그제 아이 학교에서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어떤 아이가 자기 물건을 떨어뜨렸는데, 근처에 있던 다른 아이에게 그것을 가져다 달라고 했답니다. 그 아이가 싫다고 거절을 하니, 욕을 하면서 난동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단 한 번도 그런 거절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생긴 일은 아닐까 짐작을 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엄격한 사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줄 사람도 필요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다는 것도 알려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격하게 아이를 지도한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마냥 허용한다고 해서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들 집에, 호랑이 고모가 한 명씩 꼭 있으면 좋겠습니다.



커버 이미지: 호랑이 고모 앞표지(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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