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읽기 프로젝트 34
천 번을 부서진다니.. 생각만 해도 좌절이 밀려옵니다. 어떻게 사람이 천 번이나 부서질 수가 있겠습니까? 천 번이나 쓰러지면 감히 일어설 엄두도 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런 말을 전해줍니다. “천 번을 부서져도 그대는 여전히 바다”라고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제목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표지만 한참 보다 머리말을 보니, 왜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 설명이 나와 있네요.
수시로 출렁이는 작은 파도 때문에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기를.
수많은 파도가 인생을 할퀴고 넘어뜨리고 부수려 해도
당신이 드넓고 깊은 바다와 같은 존재임을 잊지 않기를.
그대가 바다임을 잊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파도도 당신의 삶을 흔들지 못할 것이다.
- 천 번을 부서져도 그대는 여전히 바다다. 머리말 중에서
그러네요. 그 어떤 바다가 파도 한 점 없이 잔잔하기만 할까요? 항상 일어나는 잔잔한 파도부터 육지를 잡아 삼킬 것 같은 큰 파도까지. 그렇게 파도가 치다 보면 우리는 바다의 본질을 잊는 것만 같습니다. 바다란 원래 그렇게 역동적이고 격하고 험한 것이라서 늘 힘든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우리네 삶이 그렇게 힘들고 어렵기만 하던가요? 때로는 평온하고 햇살 비치는 잔잔한 바다 같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 책은, 부처님의 100가지 말씀을 통해서 바다의 본질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1장. 그대라는 바다의 깊이를 믿어라.>, <2장. 모든 감정은 작은 파도일 뿐이다.>, <3장.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4장. 내 안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지 마라.>, <5장. 세상의 소음이 나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라.>, <6장.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렇게 크게 여섯 개의 챕터에 붓다의 말씀이 전해집니다. 100개 모두 깊은 깨달음을 주고 다 소중한 글귀이지만, 각 장별로 하나씩, 여섯 개만 소개해 볼게요.
먼저 <1장. 그대라는 바다의 깊이를 믿어라.>에서는 가장 처음에 나오는 문장, “빛은 내 안에서 시작된다.”를 꼽고 싶어요. 살면서 겪게 되는 고뇌는 밖에서 손님처럼 찾아온 티끌 같은 번뇌, 즉 객진 번뇌라고 하네요. 그런 진상 손님과 같은 번뇌에 하나하나 대응해 주지 말고, 나는 원래부터 태양임을 잊지 말라고 하십니다.
<2장. 모든 감정은 작은 파도일 뿐이다.>에서는 “모든 감정은 잠시 일렁이는 파도다.”라는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감정이라도 순간적으로 머물다 사라질 뿐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라네요.
<3장.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서는 “운명은 없다. 인연만이 있을 뿐”이라는 문장을 뽑겠습니다. 인드라망에 달린 구슬처럼 서로가 서로는 끝없이 비추며 만든 결과가 우리가 늘 겪는 일상이라고 하지요. 이를 깨닫지 못해서, 우리는 예전에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며 후회를 하지만, 그때 정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잘 살고 행복했을까요? 문득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4장. 내 안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지 마라.>에서는 “질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질투란 내 안에 끓는 분노와 화라고 하지요. 이러한 마음을 밝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비는 것이라고 합니다. 늘 서로를 축복하는 기독교의 마음가짐과도 그 결이 같아서 감명 깊었습니다. 서로를 축복하면, 어두운 곳에서 괴로워하는 나의 마음이 조금씩 밝은 곳으로 나오게 된다고 합니다. 이건 오늘부터라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5장. 세상의 소음이 나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라.>에서는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묶어두는 법”이 기억납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먼저 꼽는 요가. 요가는 사실 “묶다, 고정하다”라는 집과 명상, 수행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지요. 다른 잡념은 모두 잊고 단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 그것이 요가의 본질이라 합니다. 요즘과 같이 눈을 돌릴 것이 많은 시대에, 진정한 요가의 의미를 살핀다면 분산되는 나의 집중력도 지킬 수 있겠지요.
<6장.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서는 “남에게 관심이 많으면 인생이 불행하다.”를 꼽겠습니다. 타인에게 지적과 비난을 쉽게 하는 사람들을 향한 말이어서 제 마음도 바로잡고자 뽑았습니다. 지적과 비난을 일삼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분노가 가득하다고 합니다. 자신은 합리적이고 건전한 비판을 해준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 내 안에 쌓인 화를 애먼 타인에게 쏟아내는 것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내 안에 분노가 쌓인 것이 아닌지 마음을 먼저 의심해 보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자꾸 비난을 하고 싶어질 때 내 마음부터 바로잡을 수 있다면 서로 파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될테니 꼭 명심해두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은, 일력이나 다이어리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설명을 조금 더 짧게 달아서 일력으로 나온다면 늘 책상 앞에 두고 매일 읽고 싶습니다. 다이어리로 만들어진다면, 늘 손에 쥐고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앞으로 100일.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다이어리에 하루 한 문장씩 옮겨보려고 합니다. 그 100일 동안, 제가 품고 있는 바다는 어떠한 모습인지, 그 바다 위에 몰아치는 바람과 따라 오르는 파도는 어떠한 모양인지 꼭 찾아보고 싶어졌거든요.
커버 이미지: <천 번을 부서져도 그대는 여전히 바다다>의 앞표지, 그림 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