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 머물며
그 아이들은 큰 강이 마르면 마실 물이 없어 땅을 판다. 파고 파고 들어가면 겨우 젖은 샘이 나오고 아이든 어른이든 흙을 덜어 탁한 물을 마신다. 작고 노란 세제통이 너의 컵, 크고 노란 세제통이 너희 컵.
돌아가는 나에게 너는 먹을 것을 달라해. ‘미안해 먹을게 없어’ 넌 사흘이나 굶었대. 할 수 있는 말이 없어 손짓과 발짓. 우린 친구였나? 맞닿은 너의 손엔 흙이 많네. 아, 저기 맑은 눈을 가진 너의 아이가 널 찾네.
나는 호텔에 돌아와 맑은 물로 샤워를 하며 그 눈을 생각한다. 내 샤워 한 번에 노란 세제통이 몇 개. 냉장고에 들어 있는 노란 세제통이 몇 개. 벌컥 벌컥 아이러니 발칵 발칵.
점심을 굶어 징징거리면, 남길 정도의 요리들이 나온다. 그 요리 위로 역겨운 말들과 상상력이 결여된 단어들이 곁들여지고. ‘와! 너무 맛있어 행복해’ 춤을 추는 사람들. 그 아래로 떨어지는 부스러기. 부스러기. 부스러기. 친구야 거기도 괜찮아? 아, 저기 맑은 눈을 가진 너의 아이가 널 찾네.
마른 강을 가로 질러 차를 달린다. 크고 노란 세제통이 몇 만 개나 담겼을 그 강엔 남은 물이 없다. 나는 물티슈로 너와 맞닿은 흙을 닦아내며 그 눈을 생각한다. 벌컥 벌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