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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까 Aug 28. 2020

글을 쓰는 이유

brunch를 시작하며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


캐나다 퀸스대의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하루에 6천 번 이상을 생각한다고 한다.


'오늘 점심 메뉴로는 뭐가 좋을까?'

'비가 오는데 무슨 옷을 입지?'


사소한 생각부터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깊은 생각까지 일어나서 잘 때까지 크고 작은 생각들을 끊임없이 한다.

이 중에는 두고두고 기억할만한 가치가 적은 생각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어떤 생각들은 간혹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 날 생각의 매듭이 풀리지 않아 몇일을 생각해야 실마리가 보이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기록해 놓지 않으면 잊어버리곤 만다.

심지어 그 생각이 복잡하고 깊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생각의 존재 유무는 기억할 지라도 생각의 흐름을 놓쳐 버리곤 한다.


살면서 집이나, 카페 또는 기타 여러 장소에서 사색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때 본인은 생각을 깊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다음날이나 일주일, 한 달 뒤에 내가 그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떠올리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어제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도 기억하기 쉽지 않은데 어떤 생각을 했는 지 떠올리기란 더 어려운 게 당연할 것이다.


나는 창업 관련 활동들 외에도 책을 통해 여러 경험과 지식을 배우고 싶어 좋은 책들을 많이 찾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새롭게 배운 사실들이 많았는데 그 배움의 내용을 말하라고 하면, 절반 이상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몇 가지 정도의 요지만이 기억날 뿐이고 그 때 내가 느꼈던 점들과 생각들이 그 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는 증발해 버린 것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생각의 기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내용을 복기하기 위해서 또다시 책을 펼쳐 보는 것보다 생각을 글로 정리해 두면 이전의 내용을 복기할 때 편할 뿐만 아니라 생각을 바로 이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가지를 치면 칠수록 생각이 점점 발산해서다.


생각의 가짓수가 적거나 단순 했을 땐 오히려 하나로 수렴되는 느낌이 강해서 결론을 내리기 쉬웠고 당장 결론이 안 나더라도 추후에 생각을 이어서 할 때, 다시 떠올리기 수월하다.

하지만, 좀 더 깊은 사고를 하고 여러 관점에서 생각을 하게 될 때에는 본래 내 관점과 맞지 않던 생각들은 쉽게 잊혀져 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내 본연의 귀차니즘 때문인지 나는 생각을 확장하면서 그 생각이 점차 깊고 복잡한 형태를 띠게 되면 최대한 단순화하여 그 생각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굉장히 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첫째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 결국 그 생각이 어떤 것이고 무엇을 위한 생각이었는지 생각 본연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을 단순화 하는 능력은 얼핏 보기엔 좋아보인다. 하지만, 치열한 생각 끝에 사고의 끝까지 간 후 정리하는 것과 복잡하다는 이유로 얼버무리듯이 단순화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생각의 양만 많고 '생각의 디테일'이 모두 휘발되는 경우가 되어 버린다.


이런 점들 때문에 앞으로는 머릿속에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좀 더 정제된 표현으로, 정갈하게 글로 담아보고자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는 분들은 대부분 말을 잘하며, 글 쓰기가 일상이신 분들이 많다.

개중에는 타고난 달변가나 명문가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꾸준하게 본인들의 생각을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SNS에 정리하고 표현하며 사람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도 평소 본인의 생각을 막힘없이 논리적으로 말하고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는 마음이 있던 만큼, 이번 기회에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스스로를 남들에게 잘 표현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한 가지 바람을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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