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함과 자기확신의 사이
듄2를 보고 왔다.
화려한 연출과 웅장한 사운드를 곁들인 대서사시
그중에서 가장 전율이 돋는 장면이 있었는데, 주인공 폴이 메시아로 각성하면서 부족회의에서 프레멘들의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장면이었다.
폴이 프레멘 전사 중 한 명에게 메시아가 아니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과거를 읽자 그의 의심은 순식간에 확고한 믿음으로 변한다.
제삼자이자 영화스크린 밖의 나조차도 온몸에 전율이 돋아 '리산 알 가입'을 외칠 뻔했는데, 영화 속 프레멘 전사가 느끼는 감정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감정이었을 것이다.
'리산 알 가입'에 대한 믿음으로 무장한 프레멘들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죽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목숨까지 내던질 정도의 강한 믿음"
요즘 들어 믿음의 힘을 느낀다.
믿음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평생을 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신앙심.
나라를 지키려 목숨까지 바치는 애국심.
'나는 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믿음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어리석고 미련하다 생각했다.
영화 속에서 리산 알 가입을 맹신하는 '스틸가'를 주변 프레멘들이 비웃을 때 그들의 모습에서 나를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멋있다.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멋있다.
본인의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부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확고한 믿음은 뿌리 깊은 나무처럼 단단하다.
의심, 불안감,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묵묵히 제자리를 지킬 뿐이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보다
미련한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내 중심이 많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너무 많다.
조금은 미련해질 필요가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