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귀농을 꿈꾸는 용사
전설의 무기가 품은 수백 년의 피로감
대륙의 척박한 북부 산맥을 오르던 젊고 용맹한 용사 카일은 마침내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마왕의 성문 앞에 도착했다.
그의 허리춤에는 대륙을 구원할 유일한 희망이자 천 년의 웅장한 마력을 품은 전설의 성검 루미나스가 묵직하게 매달려 있었다.
카일은 지난 오 년 동안 끔찍한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숲을 지나고 맹독이 흐르는 늪지대를 건너며 수많은 죽음의 위기를 넘겨왔다.
오직 대륙의 평화를 되찾겠다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온 결과 드디어 모든 악의 근원인 마왕의 심장부에 도달한 것이다.
카일은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마왕성의 굳게 닫힌 강철 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제 허리에 찬 성검 루미나스를 뽑아 들고 성문을 부수며 들어가 마왕의 목을 베어버리기만 하면 이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정도 찬란한 영광과 함께 끝이 날 터였다.
마왕성 앞의 기막힌 파업 선언
카일이 비장한 마음으로 성문에 다가서는 순간 흉악한 마왕의 수문장들이 성벽 위에서 뛰어내리며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고 달려들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카일은 훈련받은 대로 재빠르게 방어 자세를 취하며 성검의 손잡이를 힘차게 움켜쥐고 위로 뽑아 올리려 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루미나스는 마치 검집 안쪽과 하나로 용접이라도 된 것처럼 단 일 밀리미터도 뽑혀 나오지 않았다.
당황한 카일이 등줄기에 식은땀을 흘리며 양손으로 검 손잡이를 쥐고 발버둥을 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수문장들의 도끼가 카일의 머리를 내려치려는 찰나 카일의 머릿속으로 아주 낯설고 무기력하며 지친 목소리가 직접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허리춤의 성검 루미나스가 마법적인 텔레파시를 통해 보내오는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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