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당신의 뇌를 고장 내는 가장 우아한 방법

by 김경훈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정답을 찾아 헤맨다.

1 더하기 1은 2여야 하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아야 하며, 동쪽에서 뜬 해는 서쪽으로 져야 마음이 편안하다.

하지만 가끔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마주할 때 뇌가 비명을 지른다.

오늘 차려낼 지식 메뉴는 선 불교에서 당신의 굳어버린 논리 회로를 박살 내기 위해 던지는 치명적인 역설, 화두다.

지식은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지만, 화두는 당신의 고정관념을 아주 뼈 아프게 깎아낼 것이다.



뇌를 위한 위험한 기계 체조


화두는 단순한 수수께끼가 아니다.

그것은 논리의 한계를 강제로 깨닫게 하려고 던지는 일종의 '정신적 폭탄'이다.

얼핏 들으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 이 문장들은 우리의 정신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와 움직임을 취하도록 강요한다.

이를 '정신적 체조'라고 부른다.


평소에 쓰지 않던 뇌의 근육을 억지로 잡아늘리는 과정이기에 사고가 딱딱하게 굳은 사람일수록 화두는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이 고통은 당신이 세상을 흑과 백, 선과 악, 좌와 우라는 이분법적 틀에 가두려 할 때 발생한다.

우리 정신은 명확하게 선을 긋고 구분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화두는 그 선 위에서 춤을 추라고 명령한다.

마치 삼각형의 눈으로 원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삼각형의 세계관에서 원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화두 그 자체인 셈이다.



논리라는 감옥의 창살을 흔들다


우리는 대개 논리적인 것을 똑똑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논리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안경인 동시에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기도 하다.

화두는 이 감옥의 창살을 흔들어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이 사실은 아주 좁은 구멍을 통해 본 풍경일 뿐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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