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첫 번째 다리
10장: 악수
죽음의 땅에 내려앉은 침묵은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수호자 오바댜는 미동도 없이 서서 텅 빈 하늘과 폐허가 된 대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의 굳게 다문 입술과 흔들리는 눈빛 속에서 나는 한 세계를 짊어진 지도자의 고독한 싸움을 보았다. 그는 수십 년간 지켜온 자신의 신념과, 눈앞에 나타난 기계仕神의 거대한 제안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풍경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을까. 기술의 오만이 남긴 이 끔찍한 폐허의 기억일까. 아니면 간단한 감염병으로 죽어간 아이들의 얼굴일까. 혹은, 땀 흘려 밭을 갈며 서로를 보듬는 공동체의 소박한 평화일까. 그는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악역이 되었던 늙은 사자였다.
그를 재촉하지 않았다. 이것은 논리나 설득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한 세계가 그리고 한 인간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내딛는 믿음의 영역에 관한 문제였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오바댜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적의나 경계심이 없었다. 그 자리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자의 깊은 피로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희미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 우리의 아이들이… 더 이상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소."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것은 항복 선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백성을 향한, 한 지도자의 마지막 사랑의 고백이었다.
"인류의 미래라는 거창한 말은 모르겠소. 나는 그저, 내 사람들이 살아남기를 바랄 뿐이오. 당신들의 신이… 당신이… 그 길을 보여준다면… 나는 나의 오랜 두려움을 넘어서 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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