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s number”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가 세운 학교의 모토이다. 모든 것이 수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김민형 수학과 석좌교수는 수의 본질이 숫자가 아니라 연산에 있고, 입자까지도 연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개인적으로도 우주 만물은 입자로부터 구성되니, 물질세계의 관점으로 보면 이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숫자로만 해석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를테면 인간의 의식 같은)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이다. 스포츠는 수로 이루어져 있고,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농구를 예로 들어보자.
**농구 선정 이유: 비교적 정적인 스포츠가 동적인 스포츠에 비해 데이터가 중요시되어 왔다. 야구가 대표적이다. 영화 머니볼(2017)은 야구에서 승리 팀을 만들기 위한 예측 모델로 통계를 사용한다는 개념을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농구 역시 다양한 기록 데이터가 추출되고 있지만, 아직도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은 가장 단순한 기록과 직관적 통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장 동적인 스포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농구를 숫자로 나타내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본문에서는 농구를 구성하는 공간과 인물 그리고 스탯(기록)을 중심으로 숫자가 어떻게 농구를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농구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먼저 공간(Space)이 있다. 모든 스포츠는 공간이 무한정 제공되지 않는다. 농구 역시 한정된 공간에서 경기를 진행해야 하고, 이는 숫자로 표현된다. 현대 농구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스페이싱 농구’가 트렌드인데, 쉽게 말해 공간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공격자가 수비자와의 간격을 넓히고 편하게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간을 확보하는 것에 실패하게 되면 상대 수비가 밀집되어 공격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NBA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NBA 최초 만장일치 MVP)는 기존 상식을 파괴하는 장거리 3점 슛을 무기로 농구의 트렌드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 또한 월등한 신체 조건을 무기로 골밑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정통 센터보다 외곽에서 3점 슛을 던질 수 있는 빅맨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수비하고 있는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고 나와야 골밑에서 우리 팀이 공격하고 리바운드 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카이리 어빙의 스텝백 모션을 분석한 것이다. 백스텝을 어떻게 가져가는지에 따라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선수들은 수비수를 벗겨내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스텝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농구에서 공간은 숫자로 표현될 수 있다. 상대와의 공간 확보 싸움에서 승리해야 공수의 성공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농구에서 공간은 숫자 그 자체이다.
인물도 숫자이다.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신장이 크고 체격이 좋아야 공간 확보에 유리하다. 그 때문에 단순히 키나 몸무게를 넘어서서 다양한 측정값들이 존재한다. (나이, 경력, 수상 경력, 우승 횟수 등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또한 선수의 운동 능력도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하고 있는데, 아래의 리스트는 KBL에서 신인 드래프트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테스트 항목이다. (NBA도 유사하다)
같은 속공 능력을 왜 10야드(약 9M)와 3/4코트(약 22M)로 나눠서 실시할까? 농구에서는 속공 찬스에서 골대까지 도달하는 속도만큼이나 처음 뛰어나갈 때의 폭발력도 중요하다고 본다. 초반에 치고 나가는 스피드가 더 빠를수록 상대의 수비 의지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각각의 목적에 맞게 테스트 항목을 만들어서 선수의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을 수치화시킨다. 언젠가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된다면 분자나 나노 단위로 선수를 분석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측정된 숫자들은 아래와 같이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전달된다. (2019-20시즌 KBL 드래프트 1순위 박정현 선수)
경기도 숫자로 설명이 가능하다. 경기가 끝나면 팀과 개인의 기록이 발생되고 통계 프로그램에 입력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스탯(statistics)이라고 부른다. 농구에서는 스포터(기록판정원)가 경기 중 발생되는 상황에 대해 기록 판정을 하면 기록 통계원들이 컴퓨터에 입력한다. 그럼 기록들이 경기단체의 통계 프로그램에 입력되어 한 경기마다의 기록지가 완성된다. 그리고 저마다의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을 담은 기록지는 경기의 모든 내용을 요약한다. (기록지에 표기되는 스탯을 “1차 스탯”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스탯들은 선수들 간 비교 군을 만들고 스포츠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더한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입력하는 기록이 가지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가령, 어떤 선수의 효율성 같은 주관적 영역이나 총 이동 거리와 같은 동적인 수치들은 1차 기록지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발전된 것이 ‘2차 스탯(Advanced stats)’과 ‘트래킹 스탯(Tracking stats)’이다. 두 스탯을 살펴보자.
먼저, 2차 스탯은 1차 스탯을 토대로 가공되어 만들어진 스탯이다. PER(player efficiency rating, 선수의 분당 생산성)과 같은 지표들이 대표적인데, 산식이 매우 복잡하다. (2차 스탯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않고 넘어가도 괜찮다. 다만 2차 스탯을 활용하게 된 배경과 원인 그리고 기본 원리만 이해해줬으면 한다)
PER = {uPERx(리그포세션/팀포세션)}x(15/리그PER)
uPERx = 1/출장시간x[3점 + {(2/3)x어시스트} + {(2-factorx(팀 어시스트/팀 필드골))x필드골} + {자유투x0.5x(1+(1-(팀 어시스트/팀 필드골))+(2/3)x(팀 어시스트/팀 필드골))} - {VOPx턴오버} - {VOP*DRBPx(필드골시도-필드골)} - {VOPx0.44x(0.44+(0.56xDRBP))x(자유투 시도-자유투)} + {VOPx(1-DRBP)x(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 {VOPxDRBPx공격 리바운드} + {VOPx스틸} + {VOPxDRBPx블록 슛} - {개인 파울x((리그 자유투/리그 파울)-0.44x(리그 자유투 시도/리그 파울)xVOP))}]
왜 이렇게 복잡한 2차 스탯을 활용하게 되었을까? 농구는 12명의 엔트리를 꾸리고 5명의 선수가 경기에 출전한다. 교체도 빈번하다. 총 40분의 경기 시간 중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1차 스탯으로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PER 지표를 활용하면, 어떤 선수가 시간당 생산성 효율이 높은지 판단할 수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시간 대비 활약에 대한 가성비랄까?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TS% (True Shooting Percentage, 유효슈팅 성공률)라는 지표가 있다. 농구에는 1점 슛(자유투), 2점 슛, 3점 슛이 존재한다. 그리고 각각의 야투 성공률로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각 야투 성공률의 총합이나 평균값이 높다고 해서 낮은 선수보다 유효슈팅 성공률이 높다고 볼 순 없다. 각 득점이 팀에 기여하는 비중도 다를뿐더러 수비 방해 없이 던지는 자유투는 성공 확률이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TS%의 산식을 살펴보자.
TS% = (총 득점) / [2 * {야투시도+(0.44 * 자유투시도)}]
3득점은 2득점보다 팀에 더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에 총 득점과의 관계를 수식에 삽입했고, 자유투의 성공 확률은 타 야투에 비해 더 높기 때문에 1보다 낮은 0.44를 곱해서 이를 보정했다. 이를 통해 한 선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득점을 올리는지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2차 스탯은 1차 스탯으로만 단순 비교 시 드러나는 통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KBL 리온 윌리엄스 선수의 사례를 적용시켜 보자.
2019-20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의 리온 윌리엄스는 KBL 장수 외국인 선수다. 성실하긴 하지만 197cm의 작은 신장에 특별한 무기가 없다는 평이 많다. 또한 기록 없이 단순히 눈으로만 경기를 시청했을 때에도 상대 팀을 압도할만한 기량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윌리엄스는 어떻게 2012-2013시즌부터 지금까지 (2015-16시즌 제외) 꾸준히 KBL 구단들의 부름을 받고 있을까? 2019-20시즌 리온 윌리엄스 선수의 주요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12/11 기준, 외국인 선수 20명 대상)
*1차 스탯
먼저 주요 1차 스탯으로만 살펴보면 윌리엄스의 리바운드는 4위긴 하지만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12위를 기록 중이고, 특히 야투(필드골) 시도가 현저히 낮다. 외국인 선수임에도 공격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2차 스탯을 함께 살펴보면 윌리엄스가 제법 효율적인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2차 스탯
- USG%(Usage Rate) : 공격을 마무리하는 슛을 던지는 비율 (공 소유와 무관)
- ORtg(Offensive Rating) : 100번의 공격 기회에서 득점 기대치
- DRB%(Defensive Rebound) : 전체 리바운드 중 해당 선수의 수비 리바운드 비중이 얼마를 차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
1차 스탯과 2차 스탯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보면, 리온 윌리엄스의 득점, 어시스트에 대한 절대적 기대치는 낮을 수 있지만, (USG%를 보면) 공격 시도 횟수가 적은 편이고 (TS%를 보면) 슈팅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선수의 공격력이 강한 팀에게는 윌리엄스가 좋은 조합이 될 수 있다. 또한 (DRB%를 보면) 수비 리바운드 장악력이 높다는 점에서 성실하고 팀에 안정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처럼 2차 스탯을 1차 스탯과 함께 활용하면, 더욱더 다양한 측면에서 선수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트래킹 시스템은 경기장 내에서 선수와 공을 추적하는데 사용되는 기술을 말한다. NBA에서는 2013-14 시즌부터 SportVU와 계약을 체결하고 모든 경기에 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2017-18시즌부터는 Second Spectrum이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수와 공의 동적인 움직임까지 모두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SportVU는 모든 NBA 경기장 천장에 6대의 카메라를 설치해서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자동으로 Data를 추출한다. 농구에서는 이 기록을 ‘트래킹 스탯’이라고 부른다.
세크라멘토 킹스의 구단주 Vivek Ranadive는 2013-14 시즌이 끝난 후 “지난 67년의 역사에서 수집한 데이터보다 올 한 시즌에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트래킹 시스템의 도입은 기존의 스탯들이 가지는 한계점을 보완하며, NBA의 트렌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십수 년간 NBA 정상의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를 통해 몇 가지 트래킹 스탯을 살펴보자. (르브론 제임스는 무려 84년생이다. 신체 능력이 중요한 농구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선수는 NBA의 긴 역사 속에서도 손에 꼽는다. 하지만 최근 몇 시즌 간 르브론 제임스의 운동 능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트래킹 시스템이 도입된 2013-14시즌부터 르브론 제임스의 스탯을 추적해보면 실제로 경기당 총 이동 거리와 평균 속도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경기당 돌파 횟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포스트업 시도는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팀 구성과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라 신체 능력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물론 트래킹 스탯으로만 선수를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1-2차 스탯과 함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실제적인 움직임 자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트래킹 스탯이 적용되었다는 것, 그 자체이다. 단순히 직관적 통찰로만 가늠하던 움직임의 영역을 객관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스포츠 데이터 분석 영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몇 가지 단순한 스탯을 예시로 들긴 했지만 트래킹 스탯의 범위는 정말 다양하고, 무궁무진하게 재창조될 수 있다)
지금까지 농구 경기를 숫자로 표현해보았다. 각종 농구 커뮤니티에 가보면,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 혹은 누가 더 나은 선수인지 논쟁이 치열하다. (최근 해외축구 영역에서는 오랜 경쟁 끝에 메시가 날강두를 제치고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은 듯하다. 역시 최고의 선수는 오랫동안 그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다. 물론 노쇼 하지 않으면서) 그러면서 각종 수치 자료들을 근거로 내세운다. 각 주장은 팬들에게 제공되는 NBA의 각종 스탯 지표들이 고도화되면서 점점 설득력도 갖추어 가고 있다. 또한, 1-2차 스탯과 트래킹 스탯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많아져서 읽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 선수가 더 나은 선수라는 의견에 선뜻 동의하긴 어렵다. 선수의 개인 기록을 중심에 두고 가치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구는 팀 스포츠다. 아무리 개인 기록이 좋은 선수도 팀에 시너지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잘하는 선수일지언정 좋은 선수는 될 수 없다. (적어도 그 팀에서만큼은)
개인 스탯의 합이나 평균값은 결국 팀 스탯이 된다. 그리고 승리는 개인 스탯이 아니라 팀 스탯에 따라 결정된다. 결국 농구는 팀 스탯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화학적 조합을 찾는 게 핵심이다. 최고의 스코어러였던 KCC 고 안드레 에밋의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을 준다.
여담 - 농구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지금까지 농구라는 종목을 각 구성 요소에 따라 세분화시키고 수치화시켜 보았다. 참 많은 것들을 숫자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은가? 프로농구를 처음 접했던 2004-05시즌에는 그저 경기를 눈으로 따라가기 바빴다. 꾸준히 경기를 챙겨보다 보면 잘하는 선수들이 눈에 보였다. 그러다 보니 점점 선수들의 개성과 특성도 보이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는 기록에 잘 나타나지 않는 궂은일을 하는 선수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시 함께 농구를 즐겨보던 친구들은 김승현처럼 화려한 선수들을 좋아했지만, 나는 추승균처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활약하는 선수들을 더 좋아했다. 심지어 신명호 선수도 좋아한다. (‘신명호는 놔두라고’의 주인공) 하지만 당시엔 이 선수가 더 나은 선수라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 자료들이 부족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있을까? 반은 있고, 반은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2년 전부터 KBL은 몇 가지 2차 스탯 항목을 기록실에 구축하여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 (NBA는 1-2차 스탯과 트래킹 스탯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2차 스탯과 관련해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말이다. 스포츠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세계 각국의 리딩 경기단체들은 2차 스탯을 넘어서서 트래킹 시스템까지 구축해가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아직 2차 스탯도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다. 아쉽긴 하지만 이건 현황 그 자체일 뿐 누군가의 잘못은 아니다. 탓하려는 것도 아니다. “모든 국가는 그에 걸맞은 정부를 가진다.”라는 말처럼 스포츠 산업도 그 규모에 맞게 발전될 것이다.
언젠가부터는 재미있는 경기를 보거나 좋아하는 선수가 생기면 꼭 기록을 챙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막연히 직감했던 것들이 실제 숫자와도 일치하는지 비교해본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렇게 한동안은 직감과 숫자의 괴리를 좁히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몇 년이 지나자 다시 기록을 챙겨보던 일들을 소홀히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금은 거의 보지 않는다) “스포츠는 숫자로 표현될 수 있고, 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는 얘기를 하려고 하긴 했지만, 그게 모든 사람의 스포츠 관람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말은 아니었다. 나는 좌뇌보다 우뇌가 더 발달된 사람이라 감성과 직감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더 재미있다.
결국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그저 마음 편하게 눈이 가는 대로 농구를 즐긴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고, 화려한 플레이에 놀라고, 버저비터에 환호하며 가장 원초적인 감정으로 농구를 보고 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스포츠를 소비하는 사람인가? 부디 스포츠를 통해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