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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살다보면

사과 한 알과 휘낭시에

by letitbe

엄마 집에 가면 엄마와 즐겨 가는 카페가 있다.

이렇게 마음이 좋아서 가는 카페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집 근처에 마땅한 카페가 없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가 깔끔한 외관 인테리어가 세련되서 들어갔던 카페가 이제는 단골 카페가 되었다. 카페 인테리어로 식물이 소소하게 꾸며져 있어서 아늑한 것이 초록의 식물들이 주는 힐링이 좋고 커피 맛도 또한 좋다.

며칠 전에도 엄마와 함께 식사를 마치고 갔었다. 그날은 마침 차에 사과가 여러 개가 있어서 한 알 꺼내서 카페 사장님께 맛을 좀 보시라고 드렸다. 사과가 대단히 큰 좋은 상품의 사과는 아니고 자그마했지만 그래도 단골이라는 티를 내면서 사장님만 특별히 드린다는 내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했다.


마음을 전달하는데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지는 않다. 진심이면 된다.

사장님의 얼굴표정은 뜻밖의 사과에 뭘 이런 걸 다 주시나 싶은 표정으로 반가운 듯 덤덤해하셨지만 그래도 사과를 건네는 내 마음을 알아채시긴 하셨는지 우리가 주문한 맛있는 커피 곁에 카페서 직접 만드신 휘낭시에를 하나를 얹어 주셨다. 나 또한 생각지도 못했기에 사과 한 알에 대한 보답으로 주시는 무화과가 올라간 휘낭시에는 감동이었다. 엄마는 빵맛이 은은하니 맛있다고 하시면서 맛있게 만족해하셨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떤 보답을 바라고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 있다. 그날처럼 서로의 마음을 알아봐 주는 순간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때때로 존재한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우리에게 조금 더 괜찮은 기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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