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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프맨작가 Jul 14. 2024

백-7, 인생 드라마 <눈이 부시게>

나의 최고 드라마 후기 


제목마저 <눈이 부시게>의 작품, 김혜자와 한지민이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그렇게 다른 세대(나이가 달라진 연기)의 연기를 눈부시게 하였는지 감동, 또 감동이었다. 




 25세의 아름다운 처녀가 아버지를 구하겠다는 소망을 이루지만, 그로 인해서 자신은 78세의 할머니가 된다. 또 생명을 구한 아버지는 다리를 잃게 된다. 황당한 소재와 설정이지만, 어쩌면 기막힌 장치이기도 한 이 드라마를 울고 웃고 감격하면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니까 더욱 이 드라마에 빠져든 것이 사실이다. 한지민 배우와 김혜자 배우들은 정말 보석처럼 빛나고 눈부신 여배우들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얻는 교훈들이다. 


1.   젊었을 때, 그 눈부셨을 때 아름다운 시기를 소중하게 살자. 




젊어서 우리는 노느라고 소중한 젊음을 낭비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때 즐겁게 놀면서도 꿈을 꾸어야 한다. 그 젊었을 때, 그 아름다움을 즐기면서도 반드시 무언가 꿈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젊음을 통째로 낭비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말년, 아니 중년이 모두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꿈을 갖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한지민 역의 여주인공이 자신의 재능이 부족한 것을 누구에게도 선포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에 걸맞은 노력도 하지 못한 것을 자신에게도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 그러한 노력의 부족을 듣게 되고 오히려 그에게 빠져든다. 그에게 오로라 같은 빛의 애인의 되어 그러한 힘을 주게 된다. 


 


 


2.   늙어서도 아직 눈부신 삶이 남아있으니 아름답고 소중하게 살자.




이 드라마에서 효도관 – 홍보관 –에 모이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들이 몇 가지의 에피소드로 보여준다. 특히, 아름다운 샤넬 할머니의 사연과 그 할머니와 친구가 된 김혜자 역할의 할머니의 우정을 보여준다. 샤넬 할머니가 마음을 닫고 유별나게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지만, 멋진 프라하의 영상물을 공유한 김혜자 할머니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이 아름다웠다. 나이 든 꽃 할머니들의 여유로운 우정이 한 편의 가을 시를 낭송하는 것 같았다. 또 그 샤넬 할머니의 안타까운 자식과의 사연으로 죽음을 선택하지만, 동시에 이 생에서 만난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을 다음 세상에 엄마와 자식으로 만나자는 그 유서에도 감격하게 된다. 


  우리의 삶이 어떤 나이에 머물러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이렇게 진하게 다가왔을까? 눈물이 고이게 되는 스토리다.   


 








 


3.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을 때 효도하자.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을 때 그것을 거창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도시락 한 통을 정성껏 만들어드리는 것도, 어머니의 가사를 눈부시게 해내는 것들도 모두 엄마, 아빠의 감동이 되는 것을 왜 우리들을 모르고 살까! 효도라는 것이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았다. 그저 그들 분의 팔짱을 끼고 걷는 것, 그분들에게 사랑스러운 말을 건네는 것이 효도였을 것을… 


"다리를 다치신 아버지의 다리를 잡고 통곡하는 김혜자의 연기"에서 진정한 부모간의 사랑이 저런 것이구나 울게된다. 아픈 다리를 숨기신 아버지, 이를 알고 아버지를 보듬어않은 딸... 그들의 울부짖음에서 신의 축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드라마의 78세가 되어버린 25세의 딸은 그렇게 몸소 엄마, 아빠 사랑을 실천해 보인다. 그러한 모습들이 부모 세대로서 너무도 사랑스럽다. 저런 딸이 무엇을 한다고 해도 그저 도와주고 싶은 것이 엄마, 아빠여야 한다. 


 


 


4.   사랑할 수 있을 때 그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그 추억을 잊지 말자.




이 드라마의 두 남녀는 ‘오로라’를 보자고 꿈을 공유한다. 우주의 에러가 오로라가 되어 지구에 보여주는 이 명장면을 러시아에 가서 보고 오라고 남자 주인공을 응원한다. 


   사람은 그것이다.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고 또 함께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람이다. 그 꿈이 이루어지는 그 자리에 함께 있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오로라를 볼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우리가 젊어서 시작한 사람이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이 되듯, 그 추억을 나이 들어서도 삶의 힘이 되어 가지고 살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5.   간직할 수 있는 우정의 친구들이면 평생 소중하게 함께 즐기자. 


-     이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행복하다.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이 아주 어려서부터 시작되었다면 더 좋다. 꿈을 함께 꿀 수 있을 때 또 그 꿈이나 연애가 이루어져가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응원해 주면


그것이 행복이지 않는가!  이 드라마의 세 친구들의 꿈, 사랑도 늘 세 친구들의 화제가 된다. 그녀들은 함께 웃고 마시고 놀면서 서로 성장하는 모든 스토리를 공유한다. 한 동네서 이렇게 성장을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매일 만나고 싶을 때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죽마고우들이 동네에 있다면 얼마나 사는 것이 푸르를까! 


 


 


6.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을 되돌이는 악마의 손을 잡으면 등가의 법칙이 적용된다. 파우스트의 법칙과 같다. 


 


파우스트는 악마, 멤피스토펠레스에게 그의 영혼을 팔아서 얻는 만큼 대가를 치르고 만다. 공짜로 얻는 것이 없다는 등가의 법칙이다.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깨닫는 것이다. 시간을 되돌려서 한 가지는 얻지만, 자신의 희생을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희생은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제 그녀는 죽음을 앞둔 나이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천사 같은 선행을 보여준다. 그렇게 그녀 주변에 공덕을 쌓으니 다시 돌아올 수도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천사가 되어갔다. 




  - <눈이 부시게> 이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을 위하여 결말을 오늘 블로그에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좋은 연기, 스토리의 강력 추천드리고 싶은 멋진 드라마입니다. -  










이 드라마의 분수령은 영상미가 예술작품처럼 변했던 제 10회의 장면이었다. 


김혜자 배우를 '엄마'로 부르고 달려오는 아들과 며느리들이 보이는 흐릿한 장면에 겹쳐져 자신의 젊은 시절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비극적인 기억이다. 


김혜자, 한지민의 명연기에 정말 눈이 부셨다. 








이제 이 이야기는 현실로 돌아온다. 이전까지 판타지의 모티브가 상상하였던 이야기들은 한 단어 '알츠하이머'로 모아진다. 김혜자 어머니는 효도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노인이었다. 드라마 10회의 액션 영화 뺨치는 노인들의 요양원 탈출극이 모두 김혜자 역의 상상 속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녀가 젊었던 시절, 어떻게 아이를 낳고 살게 된 싱글 엄마가 되었는지 회상한다.  반가운 윤복희 가수로 성공한 친구, 오빠와 결혼한 친구를 포함한 삼총사에게 고백하는 연애, 신혼 초 결혼생활의 달콤한 이야기들이 복고풍 흑백영화처럼 흘러가는 이야기들이 우리들을 따뜻하게 해준다. 




키스를 너무도 하고 싶고, 프러포즈를 안 하고 1년째 기다리고 있는 김혜자의 젊은 시절을 한지민 배우가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복고풍으로 돌아간 청바지 패션의 젊은이들과 


개울물에서 다시 찾은 반지로 프러포즈, 그리고 결혼하여 아이를 기르면서 성장하여 하는 젊음들이 수채화보다 더 아름답게 그려진다. 남편에게 사랑의 증표로 선물한 그 시계까지 어렵게 살아도 희망이 가득한 동화 같은 젊은 날의 이야기들이 피아노 OST의 천국같은 연주처럼 속삭인다. 








그 안의 에피소드들이 모두 감동이다.


옆방의 다른 치매환자 노인, 영양제를 챙겨주는 엄마가 치매에 죽은 딸을 상상하는 울음을 삼키지 못하는 장면... 


다음 생애 더 엄마 노릇 잘 할 것을 맹세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병석의 김혜자의 며느리가 양말을 신기고 시어머니 안마를 해준다.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고맙다고 고백하고 또 조언한다.


"널 위해 살라고 하는 내 착한 며느리, 무슨 결정을 하든 네 편이다."


붕어빵을 나누어 먹는 며느리와 어머니 사이.. 미용실에서 부르튼 손에 바셀린을 바르라는 어머니는 이미 며느리마저 기억에서 잊어버리게 된다.  




또 한 가지 에피소드에서 우리들 서민들 부부들의 고백을 듣게 된다. 


평생 어려운 살림을 도맡아온 아내는 불편한 다리를 가진 남편에게 고백한다. - 극중 며느리가 아들에게 고백하는 것이다. -   


"모로 자는 차가운 남편을 보고 잤던 평생... 절대 이혼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남편 없이 무서워서 잘 수가 없다"고 하는 아내를 안아주는 남편 - 평생 불편한 다리를 갖고 산 억울함과 설움을 아내에게 어머니, 김혜자에게 그들이 잡은 손들은 모두를 씻기듯 오해가 풀어진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게 된 아들을 강하게 키우는 어머니에게 오해만 쌓여서 평생 무뚝뚝하게 되어버린 그 아들의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그제서야 늙은 아들은 어머니의 숨겨진 사랑을 수 십년이 지난 중년이 훨씬 넘어서서 알게 된다.




눈 오는 날 한 번도 넘어진 적 없게 된 것이 어머니가 늘 아들이 오는 길을 눈이 쌓이지 않게 길을 닦은 까닭이었음을 그제야 알게 된다. 


'우는 늙은 아들에게 


울지 말라고 아들을 달래는 어머니'


우리 모두 울게 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의 어머니는 자식을 알아보지 못한다. 




다른 할아버지의 비밀이 영화의 끝에 가서야 사죄를 하고 그 고백을 받아들이는 병석의 김혜자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 


남편을 억울하게 심문 중에 희생시키고 그 시계를 훔친 그 자의 뉘우침을 용서한다. 여기서 시계에 걸린 마법은 완전히 사라진다. 








김혜자의 독백이 관객들의 가슴을 계속 미어지게 한다. 


너무 젊어서 저세상으로 간 남편의 제사상 앞에서 독백한다. 


"당신의 기억으로 이렇게 살도록 버티게 해주었다. 사랑했던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 


남편에게 절을 하면서 말한다. 


" 당신은 어째 해가 바뀌어도 나이를 안 먹고.. 꿈결에도 안 나타나면서 거기가 좋아요? 그리고 평생 외로웠던 사람,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해요" 




그리고 김혜자 배우의 엔딩 독백 - 백상예술대상, 연기대상의 시상식에서 외운 그 독백이 지금까지도 울게 만든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녘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것을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고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눈이 부시도록> 이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울고 또 울 수밖에 없는 예술작품이었다. <눈이 부시게>의 제작진, 이남규 작가, 배우들 모두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인생 드라마 최고 손가락에 꼽히는 작품이 되었다. 



#눈이부시게 #인생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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