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모래 한 톨 내 손바닥 안에 꽉 쥐어보지만 내 것일 리 없다. 땅 위에 사람이고 사람인데, 형체로 닿지 않는 이상한 기분과 같다. 나는 걷다가 손가락 다섯을 천천히 펴서 꽉 쥐고 있던 오래된 이상한 기분을 겨울바람에 날려버렸다. 형체로 만날 수 없는 건 결단코 당신뿐, 사라짐이 모두 같을 리 없다. 아무것 남기지 않은 내 손바닥은 두렵지 않겠다 했다. 아무것 남기지 않는 것도 자기 선택인 거라며 담담히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제야 작은 한 살 자라나 하얗고 처음 같은 새로운 겨울, 홀로서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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