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집중해야 더 나은 미래가 있다.

by 오동근

며칠 전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를 스크롤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매일 불안할까?”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조급하고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개를 들고 주변을 보니 사람들의 표정도 저와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피곤하고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손에 꼭 쥐고 있는 스마트폰. 그 모습들을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우리 모두 현재를 살지 못한 채 미래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요즘 들어 자주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뭔가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만족감은 없고 하루가 끝나면 허무함만이 남네요. 일을 마친 후에는 “아, 드디어 끝났다”는 해방감보다 “이제 또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막연한 불안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미래를 향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지금 이게 아닌데’, ‘조금만 더 노력하면 괜찮아질 거야’, ‘지금은 잠시 거쳐 가는 시기일 뿐이야’와 같은 말들로 현재를 위로하며 넘어갑니다. 그렇게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지 못한 채 다음 챕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어릴 적을 떠올려보면 지금보다 훨씬 단순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면 이유 없이 좋아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계획보다 행동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저는 무엇이든 철저히 계산하고 기준을 세우고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한 과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출발점이 ‘지금의 나’는 부족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면 문제는 다릅니다. 저는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써야 하며 더 많은 수입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쫓기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못한 채 미래의 어느 이상적인 상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만족보다는 새로운 불안이 생겨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재에 집중하세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은 너무 막연하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고 해도 그 순간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도리어 더 힘들었거든요. 그러던 중 어느 날 우연히 책에서 우연히 본 “당신이 괴로운 이유는 몸은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미래에 있기 때문이다.” 문장이 가슴에 깊이 박혔습니다. 저는 그동안 몸은 지금 여기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늘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머물러 있었던 것입니다.


미래를 꿈꾸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미래를 핑계 삼아 현재를 무시한다면 결국 아무 곳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진짜 시작입니다. 어설프고, 부족하고, 때로는 부끄럽기까지 한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되더라도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그 기준에 쫓기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평생을 ‘다음’을 향해 흘려보내며 살아가게 됩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조용히 걷는 산책길, 아무 생각 없이 들었던 음악이 갑자기 울컥하게 만드는 순간, 우연히 읽은 책의 한 구절이 가슴에 남는 일상들. 이 모든 것이 ‘지금’에 몰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반드시 명상을 하거나, 멀리 떠나야만 현재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내가 지금 이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요즘 자주 불안하신가요? 지금 이 순간이 만족스럽지 않아 자꾸만 내일로 도망치고 계시진 않나요? 그렇다면 아주 작게라도 시작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한 끼 식사를 온전히 느껴보거나,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지금의 우리가 그것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여러분은 이미 충분합니다. 그리고 잘하고 계십니다. 이 말이 누군가의 내일이 아닌 오늘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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