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누군가는 빠르게 성장하고 누군가는 눈에 띄게 성과를 냅니다. 그럴 때면 괜히 제 능력을 의심하게 됩니다. ‘나는 원래 그릇이 작은 사람 아닐까’, ‘타고난 재능이 없어서 그런 걸까’ 하고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능력의 차이일까? 아니면 내가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기준의 차이일까?
예전에는 늘 “조금만 더 잘해보자”라는 애매한 다짐을 반복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지, 책을 더 읽어야지, 운동을 해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기준은 모호했고 지키지 못해도 스스로를 크게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삶이 크게 달라질 리 없었습니다. 노력은 했지만, 기준은 낮았고, 유지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다 어느 날부터 ‘능력’이 아니라 ‘기준’에 집중해 보기로 했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기준부터 정했습니다. 아침 기상 시간을 30분 앞당기고 하루 20분은 무조건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대신 한 번에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내일부터 5시에 일어나자” 같은 무리한 결심을 했다가 며칠 만에 무너졌거든요. 이번에는 ‘지킬 수 있는 만큼만 그러나 분명하게’ 정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데 집중하니 능력에 대한 불안이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나는 원래 게을러’라는 자기규정 대신 ‘나는 정한 기준은 지키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은 자존감의 변화가 하루를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하루 20분의 독서는 쌓여 한 달이 되었고 한 달은 어느새 습관이 되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단한 능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 그들의 진짜 차이는 ‘얼마나 높은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에 있었습니다. 능력은 결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반복의 부산물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나는 배운 것도 많지 않고, 특별한 기술도 없다”라고 스스로를 낮춰봤습니다. 하지만 기준을 조금씩 높이며 지켜나가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니 체력이 붙었고, 글을 매일 쓰니 문장이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았습니다. 능력이 먼저가 아니라 기준과 지킴이 먼저라는 것을요.
물론 기준을 한 번에 확 올리면 금방 지칩니다. 저도 여러 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기준을 올립니다. 예전보다 10%만 더. 그리고 최소 일주일에 다섯 번은 지키자고 스스로와 약속합니다. 그렇게 쌓인 작은 성공 경험이 다음 기준을 올릴 힘이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능력이 부족해서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낮아서 정체되어 있는 건 아닐까요? 혹은 기준은 높지만 지키지 못해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된 건 아닐까요? 저는 이제 능력을 탓하기보다 제 기준을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방식이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적당히 타협하고 있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기준을 조금 올립니다.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거창한 꿈이 아닙니다. 다만 어제보다 기준이 높은 사람 그리고 그 기준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누군가가 말하겠죠. “요즘 많이 달라졌네”라고요. 그때 저는 이렇게 답할 거예요. 능력이 생긴 게 아니라, 기준이 달라졌을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