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을 멈춘 순간, 성장은 멈춘다

by 오동근

목적 없이 성과 없이, 그저 궁금해서 가봤던 경험. 어릴 때는 그런 순간들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괜히 산 너머를 가보겠다고 나서고 폐가 근처를 기웃거리며 쓸데없는 모험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결과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가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면 충분했으니까요.

그런데 점점 어른에 가까워질수록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어딘가를 가기 전에 “거기 가면 뭐가 남지?”, “시간 낭비 아닐까?”라는 생각부터 하게 되더라고요. 효율과 결과를 따지는 태도가 당연해졌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제 삶의 반경도 함께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성장이라고 하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공부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달은 건 우리가 흔히 놓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바로 ‘탐험’입니다.

탐험이라고 해서 거창한 여행이나 도전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늘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퇴근해 보는 것,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동네 카페에 들어가 보는 것, 관심 없던 분야의 책을 펼쳐보는 것. 이런 작은 선택들이 결국은 나의 세계를 넓히는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다 아는 것들이야. 가봐야 별거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별거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순간 그 가능성 자체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저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핸드폰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익숙해졌고 그게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를 했다는 감각 없이 시간이 사라지는 기분이었죠. 그때부터 의식적으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습니다. 그냥 나가서 걷고 낯선 공간에 잠깐 앉아 있는 정도였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예전보다 더 많은 것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살고 있다는 느낌이 조금 더 선명해졌습니다. 우리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안정만을 좇다 보면 어느 순간 아무 변화도 없는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가 길어질수록 다시 움직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일부러라도 작은 탐험을 만들려고 합니다. 결과가 없어도 괜찮고 특별한 의미가 없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줍니다. 중요한 건 움직였다는 사실 그 자체니까요.


결국 삶은 우리가 경험한 것의 총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대부분 처음에는 별 의미 없어 보였던 작은 시도에서 시작됩니다.

혹시 요즘 하루가 반복된다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거창한 계획 대신 오늘은 그냥 조금 멀리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그 한 걸음이 많은 것을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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