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 자주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라고 말했던 사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머릿속에서 결론을 내려버리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이건 너무 어렵겠지’, ‘나는 원래 이런 거 못 해’ 같은 말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습니다. 신기하게도 실제로 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어느 날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언제부터 나를 이렇게 작게 보기 시작했을까?
돌이켜보면 실패했던 몇 번의 경험이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한두 번 잘 안 됐던 기억이 쌓이면서 그게 마치 제 한계인 것처럼 굳어버린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그 한계를 스스로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독서’에 대해 그런 고정관념이 강했습니다.
“나는 집중력이 약해서 책을 오래 못 읽어.”, “하루에 몇십 페이지 읽는 것도 벅찬데 무슨 한 권이야.”
이런 생각을 꽤 오랫동안 믿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도전해 봤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책을 펼쳤고, 출근 전까지 조금 읽고, 점심시간에 또 읽고, 이동하면서도 틈틈이 읽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거의 책과 함께 보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눈도 피로하고 내용도 잘 안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만큼은 멈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또 포기하면 나는 계속 이 상태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그날 밤,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그 순간의 감정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성취감이라기보다 약간의 당황스러움에 가까웠습니다.
‘어? 나 이거 되는 사람이었네?’
제가 못했던 게 아니라 해보지 않았던 거였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능력’이라는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합니다. 타고난 재능이나 특별한 사람들만이 가진 무언가라고 여기죠.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대부분의 능력은 생각보다 단순한 실행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실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바로 ‘과소평가’입니다.
자신을 높게 평가하면 자만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러 기대치를 낮추고 안전한 선택만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건 겸손이 아니라 가능성을 포기하는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라는 말은 현실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의 나’가 아니라 ‘가능한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날 이후로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귀찮고, 여전히 미루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분명해졌습니다. ‘나는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은 사람이다.’
이 믿음 하나가 생기니까 새로운 도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예전 같으면 시작도 안 했을 일들을 이제는 일단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결과보다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는 경험이니까요.
혹시 지금도 무언가를 망설이고 계신다면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딱 하루만 해보셨으면 합니다.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되고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습니다. 그 하루가 끝났을 때, 아마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생각보다 나, 괜찮은 사람이네.’ 그리고 그 깨달음이 쌓이면 우리는 더 이상 예전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않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인데 그걸 아직 확인하지 못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