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ude am Fahren (Driving pleasure)...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BMW는 Bayerische Motoren Werke의 약자이다. 직역하면... 바이에른 주에 엔진 공작소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름처럼 이전 역사를 보면 그들이 가진 좋은 엔진 기술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에 들어가는 엔진도 제작했었던 회사이다. 지금은 자동차와 오토바이만 만들고 있다. 몇 년 전 100주년을 맞이하며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동의 역사를 반성하고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발표한 BMW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어떤 회사인지 궁금하다...
BMW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아직까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경험해보지 못했다. 직접적인 경험이라는 건 내가 BMW 직원이 되어 일해본 경험을 말한 것이고 간접적인 경험이라면 부품회사나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를 통해서 BMW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경험하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학교 재학 중에 인턴으로도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회사이다. 만약 어떤 식으로든 경험해보았다면 독일에 프리미엄 브랜드 3사를 다 경험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BMW로 이직하여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아직은 없다. 일해보거나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본사가 위치한 뮌헨에 놀러 가거나 들르게 되면 가끔 BMW를 지나가며 본사 앞에 위치한 박물관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다. 아주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잉골슈타트에 위치한 아우디에 비해 정말 멋있는 본사 건물을 가지고 있다. 대학교 재학 시절에 Leipzig에 위치한 BMW 공장 견학을 간 적이 있다. 기억나는 건 공장에 들어서자 오른쪽엔 점심시간을 이용해 헬스를 하는 직원들이 있었고 왼쪽엔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를 자동차 조립을 위해 차체가 이동하고 있었다. 당시에 나에게는 굉장히 멋있는 장면이었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BMW의 상징
키드니 그릴 이야기이다. 키드니 그릴은 BMW의 모델 전면부에 위치한 콩팥 모양을 닮은 두 개의 대칭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말하는데 BMW가 처음 이 키드니 그릴을 자신의 모델에 적용한 이후 지금까지 이 독특한 모양의 그릴은 BMW의 상징이 되었다. 멀리서도 BMW의 모델을 알아보게 했던 이 상징이 요즘 BMW가 발표하는 신차 모델의 디자인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비난을 받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의 이유는 이 그릴이 이제는 조금은 비정상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자동차 전면부를 정면으로 바라볼 때 이 키드니 그릴의 크기 그중에서 세로의 길이가 그렇게 길지 않았다. 그런데 가장 최근 발표한 BMW의 플래그쉽 모델인 새로운 7 시리즈 모델을 보면 자동차 전면부의 이 키드니 그릴의 세로 길이가 자동차 전면부를 거의 덮을 정도로 커져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동차가 전동화를 거치며 점점 그 기능 (외부 공기를 통과시켜 그릴 뒤에 있는 라디에이터를 냉각하는 기능) 보다는 각 자동차 회사들마다의 특징을 담아내는 디자인 도구로 바뀌어져 가고 있다. 아우디의 방패형 그릴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헤드램프와 이어지는 전면부 그릴 역시도 확실히 커졌고 이제 그 부위가 헤드램프를 잡아먹을 정도로 넓어졌다. 그런데 유독 BMW의 그릴 디자인이 최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이전 ix7모델을 발표했을 때도 지금과 같은 그릴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있었고 SNS 사이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면서 BMW가 그룹 마케팅 차원에서 대응을 했는데 이 대응이 당시 더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왜냐하면 당시 BMW는 그릴 디자인에 혹평하는 소리들을 향해 너희들에게 새롭다는 건 어떤 의미이니?라는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던지면 BMW의 새로운 그릴 디자인은 BMW가 도전한 새로운 시도였고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고객은 구시대적인 디자인 감각을 지닌 사람들처럼 해석될 수 있었기에 많은 논란이 되었다. 디자인 부서에서 디자인 엔지니어링으로 일을 해본 경험은 있지만 디자인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사실 디자인이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BMW의 새로운 그릴이 이제는 조금 부담스럽다 느껴질 정도로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도로 위를 지나며 BMW 자동차를 보면 사진 속에서 부담스럽게 느껴지던 그릴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BMW만의 세련됨이 오히려 더 잘 보인다. 이것 역시도 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사실은 잘 모르겠다. 디자인에 대한 혹평의 소리들이 있지만 BMW는 여전히 많은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2021년에 메르세데스 벤츠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며 7년 만에 다시 독일 프리미엄 3사 중에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파는 브랜드가 되었다.
BMW i7 (Source: BMW AG)
어떤 기술도 포기하지 않겠다...
Technologieoffenheit 독일어로 기술에 대한 개방성을 이야기하는 단어이다. 어떤 한 기술에만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접목 가능한 자동차 기술들에 열린 태도로 접근하여 회사의 전략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래에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바로 전동 화이다. 그런데 자동차의 전동화에는 지금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100프로 전기로만 달리는 전기자동차가 있고 두 번째는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얻는 전기를 통해 달리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3개의 자동차 그룹 폴크스바겐 그룹과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 그리고 BMW 그룹 중 폴크스바겐과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은 자신들의 승용차 모델은 앞으로 전기자동차로만 내놓겠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두 그룹의 차이점이 있다면 폴크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상용차, 버스, 트럭 브랜드들은 그룹의 다른 승용차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모델들을 전기차 모델로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이전 다임러 그룹에서 분리된 다임러 트럭 홀딩스에 속한 메르세데스 벤츠 버스, 트럭 브랜드들은 전기차모델뿐만 아니라 볼보 트럭과 합작하여 세운 회사를 통해 자신들의 모델에 수소연료전지를 접목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BMW 그룹은 3개의 독일 자동차 그룹 중 유일하게 상용차 브랜드가 없기에 이제 상용차 말고 다시 승용차 만을 비교하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폴크스바겐 그룹과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은 전기차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에 반해 BMW 그룹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차량도 계속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얼마 전 X5 모델에 수소연료전지를 얹은 Fuelcell 버전의 콘셉트도 발표했다. 전동화의 두 개의 핵심 기술 중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게 BMW이다. 이 뿐만 아니라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와는 달리 아직까지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개발 중단 시점을 밝히지 않았고 현재 계속해서 내연기관 자동차 역시도 함께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Ferdinand Dudenhoefer 교수는 이런 BMW의 기술에 대한 개방성이 앞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력이 될 전기자동차 분야의 경쟁에서 BMW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교수의 말이 어느 부분에서는 맞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전기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고 이전에는 테슬라 모델 몇 개만 있던 전기자동차 시장에 이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 나와있다. BMW도 브랜드 내에 여러 가지 전기자동차 모델을 이미 출시했지만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그 수가 적고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발표하는 속도도 빠르지 않다. 이런 점에서 Dudenhoefer교수가 한 말은 어느 정도 맞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에 자동차 시장 100프로가 전기차로 채워질 것인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만약 미래의 자동차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을 경우 이 기술을 포기하고 전기자동차에만 집중했던 회사들이 지금부터 꾸준히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도요타, 현대자동차 그리고 BMW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BMW i Hydrogen Fuel Cell
이 전에 독일의 자동차 잡지의 한 기사에서 기자가 BMW를 시승하고 작성한 기사에 이런 말을 적은 적이 있다. BMW 자동차 특유의 민첩함과 섬세한 핸들링 기술을 경험할 때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이 회사의 슬로건이 생각난다고...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나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해 개방적인 전략이 앞으로 BMW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지금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BMW가 선사하는 즐거움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