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독일 자동차 브랜드 중에 유일하게 럭셔리 브랜드로 구분되는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로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그룹인 폴크스바겐 그룹에 속해있다. 이번엔 슈투트가르트에 본사를 둔 포르쉐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1. 럭셔리 브랜드의 자존심
폴크스바겐 그룹에는 세 개의 브랜드 그룹이 존재한다. 먼저는 대중적 브랜드인 폴크스바겐, 세아트, 스코다 등이 속한 Volume Group과 그룹 내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가 이끄는 Premium Group이 있는데 여기에는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그리고 오토바이 제조사인 두카티가 속해 있다. 그리고 Luxury Group이 있는데 여기에는 포르쉐만이 속해있다. 처음에 이 브랜드 그룹의 구성을 보고 잘 이해되지 않았던 건 사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가 자동차의 브랜드 밸류를 볼 때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럭셔리 그룹에 있어야 할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 아우디가 이끄는 프리미엄 그룹에 있다는 것이었다. 포르쉐는 왜 폴크스바겐 그룹 내에서 다른 브랜드와 그룹을 이루어 시너지를 내려고 하지 않을까... 아우디가 이끄는 프리미엄 브랜드 그룹 안에서는 람보르기니가 아우디의 엔진을 쓰고 벤틀리가 아우디가 만든 배터리를 쓰며 핸들 버튼 디자인 등 인테리어에서도 여러 가지를 서로 공유하며 같은 그룹 안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은 유지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을 볼 때 포르쉐는 이렇게 다른 브랜드와 잘 섞이려고 하지 않는 게 많이 이상했다. 폴크스바겐이 포르쉐를 인수하기 전에 독보적이었던 럭셔리 브랜드로의 자존심과 그 명성을 그 보다 조금은 프리미엄이 덜한 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섞이며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이유였을까... 아무튼 포르쉐가 폴크스바겐에 인수되어 자회사로 들어온 이후 폴크스바겐 그룹 안에 여러 자동차 개발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아우디, 폴크스바겐과 더불어 그룹 내 모든 브랜드들이 공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들을 리드해 개발해오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포르쉐가 그룹 내 다른 브랜드들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거나 그룹 내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라 생각되는 모든 과정에서 발을 빼고 자신들이 이전부터 지켜왔던 방식과 자체적인 개발들을 활발히 하고 있다. 얼마 전 포르쉐 브랜드를 이끌던 수장이 폴크스바겐 그룹의 회장이 되었는데 그룹 회장과 포르쉐 브랜드의 회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올리버 블루메는 포르쉐 기업공개를 9월 말에 진행하여 포르쉐 브랜드의 차별화를 더 서두르고 있다.
2. 수익률 진주
독일어로 Redinte Perle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수익률 진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딱 포르쉐같은 브랜드를 두고 쓰는 말이다. 포르쉐는 폴크스바겐 그룹 전체를 봤을 때 그룹의 수익, 영업이익 등에 있어서 너무 나도 중요한 브랜드이다. 폴크스바겐 그룹 내 총 12개의 브랜드가 있는데 이 중에서 브랜드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람보르기니이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높은 브랜드가 포르쉐인데 람보르기니는 이익률이 더 높으나 판매되는 차량의 수가 포르쉐에 비해 적어 전체적인 이익을 따져보면 폴크스바겐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브랜드는 포르쉐이다. 그다음은 아우디이고 폴크스바겐 자체 브랜드는 스코다보다 못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렇기에 포르쉐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브랜드이다. 디젤 게이트 사건과 코로나 등을 겪으며 폴크스바겐 그룹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때 그 시간에도 그룹의 재정을 버티게 해준건 포르쉐가 꾸준하게 많은 차량을 판매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해도 틀리지 않은 말이다.
3. 기업공개
2022년 독일 역사상 5번째로 큰 기업공개가 진행되었다. 9월 29일 프랑크푸르트 독일 주식거래소에서 포르쉐가 기업공개를 하며 주식시장에 상장되었는데 근 몇 년간 이렇게 큰 기업공개는 독일에 없었기에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이전에 한 기사를 통해 본 내용인데 독일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리고 견실한 기업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그 많은 기업들을 주식시장에서는 잘 볼 수가 없다. 미국에서는 보통 기업이 만들어지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거치면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려는 움직임이 아주 활발하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서 미국 주식시장에는 정말 많은 미국의 기업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독일의 기업들은 보통 기업을 공개하지 않고 기업 운영의 영향력을 주식거래를 통해 잃어버리는 일을 잘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의 크고 작은 중소기업들 중에는 그들이 있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있는 기업들이 아주 많지만 이들을 주식시장에서 보기는 어렵고 잘 알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아니고서라도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3사 중 하나인 아우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 Kaufland와 Lidl이라는 마트를 통해 유럽 전역에 수많은 대형마트를 보유한 Schwarz Group 등도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독일 기업들이다. 그러기에 폴크스바겐 그룹이 포르쉐 브랜드를 기업 공개한 건 정말 큰 이슈 중에 이슈였다. 그리고 그 기업이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로 인해 폴크스바겐이 얻게 되는 엄청난 수입에 놀라고 또 포르쉐의 기업가치를 통해 현재 독일의 기업들이 얼마나 그 가치를 인정을 못 받고 있는지를 보며 놀랐다. 먼저 포르쉐 기업공개를 통해 폴크스바겐은 약 90억 유로의 수입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 수입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자 하는 것이 폴크스바겐이 포르쉐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목적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포르쉐가 공개되고 그 기업의 가치는 약 60억 유로 정도로 책정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과는 현재 포르쉐의 모기업인 폴크스바겐 그룹이 얼마나 저평가 되었있는지도 같이 보여주었다. 현재 폴크스바겐 그룹의 시장가치는 80억 유로 정도이다. 이 그룹 안에는 기업 공개된 포르쉐를 제외하고도 그룹 자체 브랜드인 폴크스바겐부터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의 브랜드들이 있고 버스 및 상용차 브랜드 그룹인 Traton그룹까지 속해있어 사실상 이 그룹이 포르쉐 단일 브랜드와 비교하여 시장가치가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은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폴크스바겐 그룹이 앞으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들을 계속해서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 공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 적이 있는데 초럭셔리 브랜드에 속하는 람보르기니나 벤틀리 등이 공개된다면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얼마 전에 동료들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아시아에서 생겨난 많은 전기자동차 회사들이 있는데 그들이 시장에서 따라잡고자 타깃으로 잡은 브랜드들이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BMW 그리고 아우디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아시아에서 나온 자동차들이 품질이나 디자인 등 여러 면에서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많은 차이가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전기자동차를 보면 디자인도 품질도 심지어는 전기자동차의 성능까지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보다 더 나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나중엔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믿고 구매하던 그러니까 벤츠의 삼각별, BMW의 푸른 프로펠러 엠블렘 그리고 아우디의 네 개의 링을 달고 있는 차들이 갖고 싶어 찾아오던 고객들이 브랜드의 명성이나 역사는 없을지 몰라도 트렌디한 디자인과 좋은 성능 특별히 전기자동차로 넘어오며 자동차의 힘뿐만 아니라 사정 거리등과 같은 기능적인 부분에서 더 나은 아시아의 브랜드들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정말 이렇게 되면 폴크스바겐 그룹 아니 유럽에서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믿고 시장에 호소할 수 있는 브랜드는 포르쉐밖에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개인적으로 그런 의견들에 동의했다. 그리고 지금도 만약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더 이상 벤비아로 불리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브랜드들을 건너뛰고 정말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고자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찾는 고객들에게 아마 포르쉐가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