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애들이 왜 저럴까.

정치 이야기 아닌 정치 이야기

by 호리바

어렸을 때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건 9시면 뉴스를 틀었던 아빠였다. 아빠는 절대 그 시간만큼은 내게 리모컨을 내어주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 나는 그 재미없는 걸 매일 1시간씩 들여다보는 아빠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이야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뉴스의 시간대도 달라지고 굳이 시간을 맞추지 않아도 핸드폰이든 노트북이든 어떤 경로로 간에 뉴스가 우리 삶에 가깝게 다가와서 아빠의 9시 알 권리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상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난 어렸을 때 짬뽕을 주문해본 적이 없다. 달고 짭조름한 짜장면은 내 최애 중국음식이었다. 짬뽕을 먹고 싶지만 매콤한 맛을 한 그릇 즐기기엔 내게 너무 양이 많아 보였다.

그런 내가 짬뽕 한 그릇에도 짜장면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어른이 되었다.


이 말인즉슨, 그렇게 이해할 수 없던 아빠의 9시 뉴스타임은 내게도 밀접하게 읽히고 있다. 사석에서 정치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지만 경제, 사회, 정책적 이슈 등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은 다를지언정 뉴스가 제공하는 기사들은 우리에게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된다.


언제부터 내가 뉴스에 관심이 많아지게 된 걸까 생각해보면 돈을 벌기 시작한 때부터 인 거 같다. 아니, 돈을 벌면서 안정적으로 삶을 꾸려가야 하는데 개척해야 할 나의 삶은 이 나라를 떠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관심을 두어야 하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게다가 매월 떼어지는 세금의 역할도 한몫하게 되었고.


0002582200_001_20220309184701138.jpg 3월 10일 한겨레 그림판


최근에 뉴스를 보면 참담하다. 기존에 있던 국회의원직에서 대통령으로 옮겨갔던 행보와 다른 0선 대통령 당선으로 어쩌면 신선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난 지금의 국회의원들이 가진 마음과 정신은 굉장히 낡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당선과 낙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치열했던 두 후보의 선거는 곧이어 여당은 졌고, 야당은 이겼고, 이대남이 이겼고, 이대녀는 졌고. 현 정권과 차기 정권. 어떻게든 대립구도를 보이면서 당선인의 '통합'이라는 행보와 괴리감을 보이고 있다.


어른들은 줄곧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라며 아이들에게 당연하게 이야길 한다.

그 말은 우리 반 40명 모두와 잘 지낼 필요는 없는데 마치 40명의 같은 반 '친구'와 꼭 사이좋게 학년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된다. 싸우는 건 나쁜 거고,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건 안 좋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커가면서 알게 된 건 40명 모든 친구와 친하게 지낼 수 없다는 거다. 나 또한 그래 왔다. 싫은 애는 싫었고, 내가 좋아하는 애와 가깝게 지냈다. 그렇다고 싫은 애가 하는 말 족족 시비를 걸거나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적어도 들어보고 맞으면 맞고, 아니면 서로 이야기를 조율했다. 친하진 않더래도 배타적으로 내 것만 주장하지 않았다.

친구뿐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에도 등 돌리는 세상에 한 학급에 반나절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과 잘 지내라는 어른들의 말은 곧이어 어른이 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할 자격이 있나 생각이 되는 대목이다.


모두와 친하게 지내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가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난 보수와 진보 그 어느 편에도 서고 싶지 않다. 다만 기존에 있던 어른들의 싸움에 젊은 세대들이 총알받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국민들이 더 어른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치적인 이념으로 여전히 상대를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엿보인다. 그런 부분은 나 또한 우려스럽다.


0000004137_001_20220311001312181.jpg [서상균 그림창] 견고한 벽


가장 존경할만한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대통령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차기 정권에 정치적으로 심판당했온 걸 보아왔으니깐 어떤 존경의 대상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들이 임기 내에 나라살림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더래도 임기 말년에는 철저히 단죄받는다.


요즘 뉴스를 보면 문득

'어휴, 다 큰 애들이 저러고 싶니?'라든가, '애들아 그만 싸우고 친하게 지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사이좋게 좀 지내봐. 이게 대체 몇 년째니?'라든지. 애들이 말을 안들어서 속상하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데 도저히 이해 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되는 점은 어째 나는 이렇게 어른이 되어버렸는데 어렸을 때 아빠가 붙잡고 있던 뉴스의 내용은 현재까지도 바뀐 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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