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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리바 Apr 19. 2021

요즘 가장 핫한 MZ세대라네요.
제가.

시대가 저를 정의하기 시작합니다.



출처:네이버시사상식사전



탈이 많아서 시작된 보궐선거가 끝이 났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2030대 아닐까 싶다.

당연하게 여겼던 ‘2030=진보, 4050=보수’ 지지율이 뒤집어졌다는 결과였기에 놀랐다.

나뿐만 아니라 온 세대가 이 결과에 놀라움과 짜릿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렇다 보니 지지율에 대한 말들이 많았는데, 여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2030의 선택에 대해 '미래가 어둡다'라고 말을 쏟아내고,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장 똑똑한 2030'이라며 칭찬일색이다.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그렇다면 현재 2030, 흔히 말하는 MZ세대에 속한 나는 어떨까?

나는 미래가 어두워지길 바라는 세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장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세대도 아니다. 나의 선택은 매 순간 같지 않을 터.


2017년 당시 20대였던 나는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를 참석했었다.

촛불과 태극기를 든 이유는 달랐지만 나라를 위하는 마음은 같았던 집회였음은 분명했다.

그 당시 나는 역사의 한 장면에 내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기도 했지만, 가장 신기했던 건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였다. 분명 태극기 집회의 규모가 더 컸음에도 촛불집회를 더 크게 보도했고, 그로 인해서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연히 태극기 집회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발악'이라는 인식이 심겼고, 그게 또 세대갈등을 낳기도 했다. -젊은 세대는 어리숙하다, 기성세대는 꼰대다 라는.-

하지만 현장에 있던 나는 보도만 보고 욕만 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언론의 힘이 이렇게 크구나 라는걸 여실히 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촛불집회는 촛불승리로 이어졌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출처:뉴시스


당시 2030의 지지율이 전폭적으로 높았는데 투표 결과로 인해서 '평등''공정''정의'의 첫 실현이라고 여겼다.


4년이 지났고 결과는 전 뒤집듯 바뀌었다. 누구는 예상했던 일일지도, 누구는 예상 밖의 결과일지도.

당시 촛불집회 때 대다수의 젊은 세대들은 평등, 공정, 정의라는 단어에 홀렸었는데 평등, 공정, 정의를 외쳐대며 건강한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 여겼던 정부의 과정은 단어에 맞지 않게 실망스럽고 추악한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뻔뻔하게 후보를 내세웠다는 게 난 이해가 가지 않는다만...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로 인해서 MZ세대에 대해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무너지지 않을것 같던 현(문재인)정부의 지지층이 손절하듯 돌아섰으니깐. 

그러다보니 내가 속한 'MZ세대의 목소리는 이렇다'하며 치부하고 있다. 기성세대가 가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우리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때론 '불편하다'라고 말하기도, 어떤 이들은 MZ세대가 '당당하다'라고 표현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기적이다'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난 둘 다 맞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쥐고 있는 게 없으니깐 당당하고 앞으로 더 많이 쥐고 싶으니깐 이기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언제까지나 내가 갖고 있는 젊음이 나에게 머물러 주기만 한다면 좋겠지만 젊음은 빠르게 지나가버리니깐.



출처:파이낸셜뉴스


기성세대처럼 회사에 충성하며 가정에 충실하며 어느 한쪽에 균형을 실어주기보다 나 스스로가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로서 자리하고 있다. 엄마에게 가끔 했던 말이 '나는 엄마처럼 못 살 거 같아'였다. 내가 봤을때 나는 시대의 기로에 놓여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시대는 바뀌고 있고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도 변한다. 당연하게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삶이라고 여기며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당연히- 하던 기준들이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으니까. 엄마아빠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들 말이다.





출처:통계청 (혼인율)
출처:통계청




앞길이 구만리다. 결혼도 하고 싶고 애도 낳고 싶다. 물론 직장생활도 놓치고 싶지 않다. 기로에 놓였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내 머릿속은 그렇다.

작년에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서 집값이 대폭 상승함을 경험했다. 서울의 상승과 더불어 지방까지 상승했다.

공급이 많았던 2016년쯤에는 2020년에는 부동산 거품이 터질 것이다 라고 사람들이 말했다. 하지만 2020년에 거품이 터진다고 말했던 사람들을 조롱하기라도 하듯 집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작년에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 현 정부를 지지하던 몇몇 주변인들은 '일본 꼴 안 나게 하려고 정부가 정책을 내놓은 거야. 조금 기다려봐. 집 값 안정될 거야'라며 장담했다.

현 정부를 믿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제일 먼저 영끌을 시전 했다. 그렇다고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 부정의 소리를 내놓지 않는다. 그저 입 닫고 태세 전환하며 영끌러가 되었다.


난 채워나가야 할 MZ세대다. 근데 자꾸만 멀어져 가는 것 같다. 채워가야 할 내 삶의 계획들이 조금씩 자신이 없어진다. 빚투나 영끌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등장하는데 나는 그 아이템을 사용할 만큼 간도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색깔을 따지며 네 편, 내편 나누고 싶지 않다. 내 앞길은 구만리가 남았고, 구만리인 앞길을 잘 인도해줄 사람이면 된다.


몽골에 여행했을 때 스위스 여학생 2명, 미국인 언니 1명과 같은 차에서 5일간 함께했다.

당시 미국 대선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도 신나게 이야기 중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선출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같이 '어떤 사람이 더 좋을 거 같아?'라고 질문했다.

'더 좋은 사람'이 더 '좋은'정치를 보여준다고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미국인 언니는 '어떤 사람이 덜 나쁜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된다'며 관점을 다른 시선으로 이끌어 갔다.


언제부터인지 투표를 할 때 '최고를 뽑는 것'보다는 '차악을 뽑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또 어떤 선택이 나올지 모른다. 그때마다 똑똑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겠지.

내가 속한 MZ세대는 별나고, 이기적이고, 당당하고, 다루기가 힘들다라며 평가를 받겠지만 마냥 그런 모습만 있지는 않다. 우리 세대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고 이제 막 시작과 도약을 해야 하는 나이다.

그런데 시작하기도 전에 넘지 못할 장벽을 만나다 보니 스스로 돌파구를 찾느라 기성세대의 입맛대로 행동하지 않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시대가 MZ세대는~ 하며 시작과 도약에 집중하느라 여념없이 달리고 있는 나를 정의해도 어쨌든 내 삶은 내가 채워나가는 것이고

나도 모르는 나의 패턴을 하도 정의하고 기사로 접하다보니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기성세대가 되어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기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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