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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Mar 23. 2024

연문위키 - 14편. 전기는 어디에서 왔을까?④

4) 무한한 에너지원 - 태양

전기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거에요.


태양은 지구 상의 모든 동물과 식물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생명체가 살기에 아주 적합한 열과 빛을 아낌없이 내어 주죠. 그러니 태양이 뿜어내는 빛 에너지와 열 에너지는 우리에게 주는 선물과 같다고 할 수 있죠.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태양열은 복사기파의 형태로 전도되어 우리에게 빛과 함께 전달됩니다. 이 태양의 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태양 에너지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태양은 수소핵융합을 통해 우주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소수핵융합반응은 쉽게 말해 4개의 수소원자에서 1개의 헬륨원자가 만들어지 화학반응인데, 1초 동안에 6.57억 톤의 수소가 합쳐져서 6.53억 톤의 헬륨이 생성되어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로 전환되는거에요. 


전기 에너지는 다양한 에너지 가운데 가장 휴대하기 편하고, 다른 에너지로전환이 쉬운 에너지에요. 우리 가방 속에 꼭 하나쯤은 있는 스마트폰이나 블루투스 이어폰과 같은 전자 기기들에는 전기 에너지가 가득해요. 그러니 버튼을 누르자마자 작동할 수 있는거지요. 결국 우리는 매일 전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또한, 전기 에너지는 자동차를 달리게하기도 하고(운동 에너지), 집안을 따뜻하게 또는 시원하게할 수도 있지요(열 에너지). 거실을 환하게 할 수도 있구요 (빛 에너지). 티비나 라디오에서 들리는 노래도 전기 에너지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거에요(소리 에너지).


그러니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50억년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거죠. 그것도 공짜로요. 단 90분 동안 지구에 비치는 태양광 에너지만 모아도 인류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선물입니다. 실제로 태양 에너지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만들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양이 소수핵융합 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에너지는 매초 3.9 X 10^26(10의 26승)J이나 된다고 합니다. J(줄)은 에너지의 단위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핵폭탄이 약 100J의 에너지를 가진다고 하니, 태양은 매초 4조개의 핵폭탄을 터트릴 때 발생하는 에너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태양은 이렇게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실지구는 태양으로부터 1AU만큼 떨어져 있어 제로 지구에 도달하는 열은 태양이 내는 열의 22억분의 1 정도라고 해요. 그래서 지구가 받는 태양복사에너지의 양은 ㎡당 대략 1,362W정도이며, 한 가정이 하루 전기로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는 양입니다. 그리고 이 양을 태양 상수라고 합니다.
(*태양상수: 1초에 1㎡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로 지구 밖에서 측정한 값이에요. )




태양광 패널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 중 하나가 바로 태양광 발전(photovoltaics, PV)입니다. 태양광 발전의 원리는 반도체에 태양빛이 흡수되면서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가 일어나고, 이 때 방출된 전자를 전기로 바꾸어 발전하는 거에요. 광전효과는 특정 금속이 빛을 받게 되면 ‘광자’라 불리는 빛의 입자가 금속의 전자를 때려 그 전자가 방출되는 원리에요. 다시말해 햇빛을 받으면 그 힘에 의해 전자가 방출되는 것을 이용하는 거에요. 전자가 방출되면 전기가 생긴다는 사실은 이미 이전 편에서 말씀드렸는데, 기억나시죠?


이 때 전자가 방출된 빈자리를 정공(hole)이라고 해요. 빈자리를 굳이 이름붙여 가며 부르는 이유는 음(-)의 성질을 띄고 있는 전자의 빈 자리이기 때문에 마치 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입자처럼 보이기 때문이에요. 앞서 언급한 도체에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하 수송자'는 전자라고 했지만, 반도체에서는 정공이라는 새로운 '전하 수송자'가 등장합니다.  


왜 갑자기 구멍 이야기를 하느냐구요? 태양광 발전에는 반도체가 쓰이거든요. 태양의 빛 에너지를 반도체에 쏘이면 전자와 정공(hole)이 발생하여 -전극과 +전극이 만들어집니다. 그 전극이 외부회로와 접속되어 있으면 전류가 흐르게 되는 거에요. 정공(+전극)은 전지 밑으로 연결된 전선을 따라 이동하고 전자(-전극)는 태양전지의 표면에 연결된 전선을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요.


보통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직류 형태의 전기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는 교류 형태의 에너지인데요. 그래서 전기를 변환하는 데 쓰이는 인버터(Inverter)를 통해 직류를 교류로 전환하고, 교류 전기 에너지가 에너지 저장 체계(ESS)로 이동하면 전기가 저장되는 거에요. 이게 태양광 발전입니다.

직류 VS 교류 - 두 천재간의 세기의 대결
직류(Direct Current, DC)와 교류(Alternating Current, AC)
전류가 흐르는 유형에 따라 직류와 교류로 구분합니다. 단어의 뜻 그대로 직류는 직진하여 흐르는 전전기에요. 반면에 교류는 시간에 따라 그 크기와 방향이 규칙적으로 변하는 전류를 의미합니다. 다시말해 전하가 흐르는 방향과 크기가 일정하냐, 변하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어요. 

전류는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데, 직류는 이 흐름이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전압을 변경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물을 거꾸로 퍼올리는 것과 같죠. 그래서 직류 전기는 고전압 전기 직송에 적합하지 않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전자 제품과 배터리에서는 안정적인 직류를 활용합니다. 건전지의 +, - 극을 반대로 끼우면 왜 작동하지 않는지 이해되시나요? 

하지만 교류의 전자는 앞뒤로 방향을 계속 전환하기 때문에 전하의 방향과 크기가 계속 바뀌게 되요.  전하의 방향과 크기가 변화하는 이유는 일정한 자기장 내에서 회전 시키거나, 고정된 코일 내에서 균일한 자기장을 회전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류에서는 +, - 단자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건전지의 +, -극과는 달리 플러그는 방향에 관계없이 꽂을 수 있는 거에요.

전하의 변화를 주파수라고 하는데, 1초 사이에 전류의 극성이 변하는 횟수를 의미하고 Hz라고 씁니다. 보통 교류 전기는 50Hz 또는 60Hz 정도입니다. 교류는 변압기를 사용하여 전압을 비교적 쉽게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발전소에서 생산된 고전압 전기를 상용 및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더 안전한 전압으로 바꾸어 전송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집에서 플러그를 꽂아 사용하는 전기는 교류, 전구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제품에서 쓰는 전기는 직류입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이 마냥 좋을까요?


태양광 발전은 전기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태양광 발전과 같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Renewable Energy)'라고 해요. 태양 이외에도 수력, 지열, 바람, 파도, 바이오 등을 이용해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들은 모두 재생 에너지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 탄소 배출과 관련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내용은 연재글에 자세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신재생 에너지 목표. 보유한 설비 용량의 24%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또한,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모듈(module)이나 인버터(inverter)는 비교적 크기가 작기 때문에 가정이나 마을 단위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요. 발전소에서 대량으로 전기를 생산하여 각 가정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고, 전기가 새어 나가기 때문에 태양광 설비를 이용하면 이러한 낭비를 줄일 수 있지요. 큰 설비에 비해 수명 길고, 유지 보수의 비용 낮은 점도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청정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데요 아직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못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재생 에너지 특유의 ‘간헐성’ 때문입니다.  태양에너지는 해가 떠 있을 때,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활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일조량이나 풍속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미리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발전의 효율성이 중요하지요. 현재 태양광 패널의 전기 효율성은 10~20%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이 점 때문에 아직 재생에너지가 대세가 되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더 나은 태양광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점점 좋아질거에요. 

※ 간헐적(間歇的(사이(간), 쉴(헐)), Intermittent) :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된다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말로 '이따금'이 있어요. 
※ 일조량(日照量(비출(조)) : 일정한 물체나 땅의 겉면에 비치는 태양 광선의 양을 의미합니다.
비슷한 말로 일사량이 있는데, 일조량과 일사량은 차이가 있어요. 둘다 '햇빛이 비추다'는 의미가 있지만 '일조'는 태양빛이 실제 땅위를 비추는 표현으로 시각적 느낌이 강하며, 일사는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복사에너지로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빛을 의미해요. 그래서 비가 와서 햇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일조량이나 일조시간은 0이 될 수 있지만, 일사량은 절대 0이 될 수 없는 거죠.
그러니 태양광과 관련해서는 일사량보다 일조량이 더 알맞은 용어가 됩니다. 


전세계의 대형 태양관 발전소 위치 (사막지역은 거의 없다)

태양광 에너지는 설치하는 장소도 잘 골라야 합니다. 물론, 일조량이 클수록 전기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온도가 높으면 (25℃ 이상) 발전 설비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열받으면 일하기 싫은건 사람이나 기계나 마찬가진가봐요. 그래서 여름보다 봄이나 가을이 더 좋을 수 있어요. 무작정 사막이나 열대 지방에서 하는게 답은 아니라는 거에요.


자연을 파괴해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넌센스죠.

또한, 특정 장소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되도록이면 건물 옥상과 같이 그림자가 지지 않는 높은 곳이면 더 좋습니다. 그래서 산 중턱에 설치하는 사례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러면 자연 환경에 많은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될 수 있어요.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죠. 재생 에너지가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높이면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 연구가 좀 더 필요해요.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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