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한줄기 일자진(一字陣)으로 적을 맞으리-
[김훈 칼의 노래 서문]
완화병동에 있는 환자의 얼굴이
정말, 평안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이 기막힌 삶의 우연과 필연에 대해,
그와 함께 마주 앉아, 술 한잔 놓고,
그가 견디고 꿋꿋히 싸운 이야기를 나누며 밤새도록,
웃으며 울고 싶다.
오늘도 그의 평안한 하룻밤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