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에 이름 붙히기
평소와 같이 유튜브 세상을 유랑하다 흥미로운 연구를 접했다.
어릴 때는 같은 종의 동물 얼굴을 더 잘 구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유 중 하나가 우리가 동물을 볼 때 개별 개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종으로(사자, 호랑이, 개, 너구리 등)로 구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별 개체로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이름이다.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본인의 반려동물은 쉽게 알아보는 것, 다른 국가 사람들의 생김새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이름을 모르면 각각이 개별적으로 인지되지 않으며 보통명사로만 남거나 인지되지 않는다.‘
’ 이름을 모르면 스쳐 지나가지만 이름을 알면 여러 정보/감정과 함께 머리에 저장된다 ‘
‘이름을 알고 싶다는 건 관심의 시작이다.’
‘물건에도 이름을 붙이는 순간 함부로 버릴 수 없게 된다.’
'기억, 추억하고 싶은 대상들에겐 이름을 붙여보도록 하자.'
'알지 못하는 종을 마주쳤을 때 우리의 본능은 어떤 특징들을 인식할까?‘
'인간의 범주화 능력은 본능이 클까 교육이 클까?'
’DNA를 활용한 분기법이 없었을 시절, 종을 구분하는 통일된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과학책 두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사실 두권 다 철학서로도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자연에 이름 붙이기'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국에서 꽤 이슈가 되었고 나도 정말 감명 깊게 읽었다.
책 속에서 작가가 ‘자연의 이름 붙이기’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해 한국에 출판되자마자 읽었는데, 흥미로웠던 점은 두 책의 주장이 서로 반대된다는 것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깨달아가면서 이를 확장하여 삶을 대하는 태도에 적용한다면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가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이를 '움벨트'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두 책이 전혀 모순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서로 상보적인 관점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두 책을 통해 내재화했던 문장/생각들을 이번기회에 정리해 보며,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날을 기다려본다.
‘우리가 사용하는 범주들이 때로는 우리의 인식을 제한하고 폭력적인 잣대의 기준이 된다.’
‘생명은 종으로 나눌 수 없으며 항상 진화하고 있는 실체이며 계층/경계가 없다.’
‘모든 생명은 각자의 방식으로 아름다우며, 생명체의 연속성과 복잡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범주/잣대들을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구분과 범주화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며 인간의 고유 능력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무엇이며 그 세상 안에서 우리의 자리는 어디인지를 이해한다.'
'무심코 지나치는 생물들의 이름을 알려고 노력해 보자, 다음부터는 보지 않으려 해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