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살 거야, 방법은 그뿐이라고

흐르는 강물처럼

by hosin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답은 물론 없다. 하지만 내가 이에 대해 생각할 때 자주 곱씹는 두 개의 문장이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 거야, 방법은 그뿐이라고 ‘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첫 번째는 셸리 리드의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작중 초반 인디언 청년 윌슨 문이 주인공 빅토리아에게 해준 말로, 작품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소설은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미국의 토지개발로 수몰된 콜로라도주 아이올라를 배경으로, 열입곱살 소녀 빅토리아의 사랑, 상실, 고통, 회복의 여정을 그린다.

책장을 넘기기 힘들 만큼 빅토리아는 기구한 운명에 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극복해 내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얻어가는 모습은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두 번째 문장은 정말 좋아하는 영화 평론가 이동진 님이 블로그 대문에 걸어놓은 문구이다.

본래 인생전체를 성실하게 살면 어떤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한 인간이 갖는 힘에 비해 외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인간이 넓은 시간을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깨달으면서 갖게 된 생각이라고 한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 수 있다면 후회가 덜될 것 같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되는대로 흘러갔다고, 이 말의 방점은 뒤에 있다고 한다.


흔히 현대사회를 복잡계라고 한다. 수십억 명의 사람이 얽히고설켜 기술, 경제, 문화, 정치가 상호작용하고 있고, 인터넷, 금융시장, 교통, SNS등이 인공지능과 함께 연결되어 매 순간 요동친다. 예측은 점점 더 불가능해지고 있다.

두 문장 모두 ‘세상은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으니 목적 없이 되는대로 살겠다’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제어할 수 없는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고 작은 것 하나에 경탄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는 것, 내 삶을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놓인 환경, 타고난 성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삶의 태도가 좋다고 말할 순 없다.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고 목적의식이 강하지 않은 나에겐 많은 위로와 공감이 되었고 하루하루를 조금 더 소중히 생각하고 해상도 높게 바라보며 행복하게 보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누군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책의 구절로 글을 마무리한다.


“얇은 구름이 흩어지고 윤슬이 반짝이는 걸 보며 생각했다. 내가 삶이라고 불러온 이 여정도 잠겨버린 이 강물과 비슷하지 않은가. 저수지로 만들어놓았는데도 온갖 걸림돌과 댐을 거슬러 앞으로 나아가고 흐르는 이 강물,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해 그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가는 이 강물이 내 삶과 같았다.”


“새로운 삶이 내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지난날의 선택을 끊임없이 돌아보며 의심했다. 그러나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 만 그다음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가 없고 초대장이 없더라도 눈앞에 펼쳐진 공간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내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가 내 앞에 펼쳐져 있었고, 나는 그걸 믿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넘어지고, 밀려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최선을 희망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가며 성장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모두는 함께였다.”